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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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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 열심히 일한만큼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사회,
우리가 추구하는 “바른사회”입니다.

바른 부모교육, 어머니가 먼저다.

조갑출 바른사회운동연합 운영위원

조갑출 바른사회운동연합 운영위원

# 장면 1
 작은 이면도로에 접해 있는 주택 앞에 교자상 하나 크기도 안되는 자투리땅이 있었다. 마치 손수건 한 장 크기 만 한 그곳에 자그맣고 앙증맞은 꽃밭을 만든 적이 있다. 외부인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접한 곳이라 나지막한 나무 테두리를 하고 할미꽃을 비롯한 다년 생 야생화를 심어 제법 단아하고 예쁜 꽃밭을 만들고, 이 작은 한 뼘 꽃밭이 주는 행복감에 놀라곤 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꽃이 한 두 포기씩 비는가 싶더니 아예 화단이 움푹 파헤쳐져 있기까지 했다. 처음엔 야생화가 뿌리내리지 못하고 죽었나보다 했는데, 이건 완전히 누군가가 파냈음이 확연한 장면이었다. 풍성한 꽃이 심어진 넓은 화단이라 해도 용납이 안 될 판에, 이 작은 자투리 꽃밭에, 한 포기만 없어도 이 빠진 듯 흉한 몰골이 되는 이 빈약한 꽃밭에 손을 대다니. 벼룩의 간을 빼먹는 그 심사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았다.
 인도 옆에 붙어 있어 지자체에서 심어 놓은 것으로 생각했나? 그랬다 치더라도 그건 공공재산인데 어찌 손을 대? 내 것과 네 것을 구분할 줄도 모르는, 이런 기본적인 공중도덕 하나 제대로 못 지키는 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서겠다고? 나 자신도 놀랄 정도로, 지극히 작은 사건인데 이렇듯 큰 분노가 치미는 것은 그 꽃밭이 너무나 작고 가난했으며, 그 초라하고 작은 꽃밭이 오가는 사람들에게 주는 성실하고 반듯한 아름다움이 컸기 때문이었다.
 
# 장면 2
 오늘 아침,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여느 때처럼 등교하는 꼬마친구와 젊은 엄마를 만났다. 거의 매일 만나도 먼저 인사하는 법이 없이 눈만 내리깔고 서있는 요즘 신세대 엄마이다.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네면 언제나 그 답을 아이에게 하라고 지시하곤 한다.
 “인사 드려야지!!” 사뭇 근엄한 훈육관 같은 엄마의 지시를 들은 아이는 그제야 겨우 안녕 하세요를 건넨다. 엄마가 모범을 보이지 않고 얼추 친정 엄마뻘 되는 나의 인사를 꼬박꼬박 받아 챙기기만 하는데, 그 아이가 어찌 이웃과 밝게 인사하며 하루를 여는 기본 중의 기본 예의를 익힐 수 있겠는가 싶다.
 
 전혀 상관없는 듯한 이 두 장면은 실은 우리나라 자녀양육의 기본이 탄탄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결과라고 본다. 생활교육 보다는 조기 지적교육에만 집중하고 생활의 기본기를 가르치지 않은 데서 초래된 결과일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부모역할에 대한 교육의 부재가 낳은 결과이기도 하리라. 부모가 되고도 남성은 직장 일을 우선으로 하여 끊임없는 경쟁구도 속으로 자신을 몰아넣고 양육은 으레 아내의 몫으로 생각하는가 하면, 어머니가 된 여성 스스로도 자신의 사회적 성취와 발전을 더 우선으로 하고 자녀양육의 가치와 존귀성을 평가절하 하여 일종의 육체노동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도 없지 않다. 부모로서의 역할에 대한 자각과 사명감으로 스스로를 잘 갈고 닦으며 아이들을 반듯하게 길러 나간다면 육아는 고역이 아닌 즐거움이며 자아실현의 장이 될 것인데 말이다.
 인간발달사에서 유아기라고 일컫는 세 돌까지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초습관과 기본질서를 익히기 시작하는 훈육기에 해당된다. 식습관, 수면습관, 배설습관, 양치질 습관 등과 같은 기본습관 외에도 무엇을 해서는 안 되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민주시민으로서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규율과 덕목을 가르쳐야 하는 시기이다. 성숙한 시민으로서의 자질에 대해 가르치길 포기하고 어릴 적부터 학원만 뺑뺑이 돌 듯 열중하게 해서야 되겠는가? 가정이 학교인 이 시기의 훈육은 당연히 모든 가족구성원들의 몫이지만, 그 중에서도 어머니 역할이 가장 크다고 본다. 부모, 특히 어머니가 바로 서 있으면 그 어머니의 훈육을 받고 모델링하며 자란 아이는 글로벌 시대의 민주시민으로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공공장소에서 처신하는 세 돌배기 어린이들을 보라. 일본의 어린이는 어떠하며, 서양 선진국 어린이는 어떠한지, 또한 우리 아이들은 그들에 비해 어떠한 지를.
 양성평등을 주장하며 독박육아를 거부하고 아버지의 양육 참여를 더욱 강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아버지가 육아에 참여하여 어머니와 역할을 서로 분담하는 것은 분명 중요하고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엄마들이 아이를 바르게 기르는 일에 더욱 큰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양육에 집중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는 모습과 우리사회의 모습은 달라질 것이다.
 공중도덕과 규율을 엄격하게 가르치지 않은 우리 가정, 그리하여 결국 기본이 바로 서지 않은 우리 사회, 경제적으로는 성장하였으나 국민의식은 선진화되지 않은 우리 사회, 이러한 고질병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먼저 바른 부모교육 운동을 펼쳐야 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어머니의 올바른 양육교육이 우선적으로 중요시 되어야 한다고 본다.
 
*다른 잡지에 게재했던 글을 일부 수정한 것임을 밝힙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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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출
 
연세대학교 대학원 졸업(간호학박사)
적십자간호대학 총장
현) 중앙대학교 간호부총장 겸 건강간호대학원장
삼성꿈장학재단 이사
올바른양육연구소 대표
바른사회운동연합 운영위원

등록일 : 2018-05-15 09:54    조회: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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