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로그인 바로가기
문서 자료실 바로가기

자유기고

자유기고 게시판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 열심히 일한만큼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사회,
우리가 추구하는 “바른사회”입니다.

신용이 건네준 선물

정진태 바른사회운동연합 회원

정진태 바른사회운동연합 회원

흥부는 욕심 없는 착한 인물의 대명사처럼 우리 뇌리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소위 법() 없이도 살 사람이란 표현에 딱 맞는 인물입니다. 나쁜 짓은 절대 안 할 사람입니다.
 
그리도 착한 흥부는 왜 식구들 먹여 살리기도 힘들 정도로 가난했으며, 착하기만 했지 무능한 가장(家長)이었을까요? 아마 요즘 같으면 이혼당하기 십상인 인물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법 없이 살 사람은 무능력(無能力)한가요? 요즘 가끔 법 없이 살 사람 착한 사람은 무능력자란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고 뗏법이 실정법보다 더 위력이 있을 때가 종종 있으니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자기 이익을 위해서는 양심이나, 체면이나, 도덕 나아가 법도 무시하며 팔 걷고 나서서 쟁취해야 유능하고 똑똑한 사람이라니 흥부는 설 자리가 없고 매번 뒷전으로 밀려 굶어 죽기 십상입니다. 제비의 박 씨를 얻기 위해 제비 다리를 부러뜨리고 치료를 해 병 주고 약을 준 놀부가 부자였으니 지금이나 그때나 세상은 불공평 했나 봅니다.
 
우리 속담에 말하는 남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다 속 용왕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토끼를 속여 생간을 빼려다 토끼의 재치로 토끼가 살아 도망쳐 나온 전래 동화 별주부전(鼈主簿傳)“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거짓말하는 인간을 거북이에 비유해 표현한 말입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이 전래 동화를 읽으면서 죽을 뻔한 토끼가 기지를 발휘하여 도망쳐 나올 때 내 일처럼 기뻐 손뼉치고 멀리멀리 도망쳐 안전하기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두 손 모아 빌었습니다. 용왕을 살리려고 남의 생명을 빼앗아도 되는지, 거북이가 용왕에게 효도하겠다고 남의 생명도 속임수를 써가며 빼앗아도 되는지 등등 거북이의 잘못에 대해서는 아무도 신경을 안 쓰고 그저 토끼의 재치에만 열광하였습니다.
 
동물 세계의 동화를 통해 남의 말을 믿지 말고 위험에 처하면 스스로 재치를 발휘해 살아남으라는 것만 가르친 것 같습니다. 눈 깜짝 할 새 코 베어 가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재치, 기술, 기지(Tact)만 가르쳤지 남을 속이지 말라는 원칙(Principle)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 원칙만 이야기하면 아이들이 재미없어한다고요? 짜릿한 기술을 가르쳐야 책이 팔리고 아이들이 좋아한다고요?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우리 판소리에서도 토끼가 간이 콩알만 해져 도망치는 장면이 클라이맥스고 그 장면을 신명나게 부르는 소리꾼이 인기 짱이라고요?”
, 그렇군요. 그럼 재미없는 원칙은 언제 배우나요? 그냥 세상 눈치껏 살아나가는 기술만 있으면 된다고요? 그 기술 배우느라 밤늦도록 과외들 한다고요? 그 과외 가르치는 곳에 사람들이 몰려 집값이 많이 뛰었다고요?“
 
그래서 그런가 봅니다. 남을 속이고 힘없는 사람을 짓밟고 갑질을 해 가며 자기만 잘살면 된다는 사람들이 큰소리치고 활보하고 다니는 세상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토끼는 거북이를 믿고 따라갔다가 목숨까지 잃어버릴 뻔했습니다. 이처럼 믿고 안 믿고의 차이에서 목숨이 왔다 갔다 합니다. 믿을 만하다 신용이 있다 없다는 목숨이 달린 문제인 것입니다.
 
옛 현대 그룹을 세운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시골에서 서울로 올라와 신당동의 싸전에서 배달꾼으로 일을 하면서 주인으로부터 신용을 얻고 그 가게를 물려받아 이를 키워 후에 현대 그룹을 일으킨 분입니다. 집안 사정은 잘 모르겠으나 가난으로 치면 아마도 흥부 못지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작은 싸전에서 성실히 일하며 신용을 쌓고 하나하나 절약하며 부를 쌓아 큰 재벌이 된 것입니다. 그가 가진 것은 부지런함, 성실함, 그리고 신용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신용이 제일 중요한 것으로 사업은 망해도 괜찮아, 신용을 잃으면 그걸로 끝장이야.”라는 말로 살아생전에 신용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신용이란 것이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성실함으로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야 신용이라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흥부도 오랜 시간 참고 가정에 충실하며 비록 가난했으나 착하고 성실하여 결국은 보상을 받은 것입니다. 흥부 놀부를 심판한 제비는 상벌(賞罰)을 정확히 행사한 공정한 명 판사(名判事)요 심판이었습니다.
유태인 속담에 거짓말쟁이에게 주어지는 최대의 벌은 그가 진실을 말했을 때에도 사람들이 믿지 않는 것이다.”라는 무서운 말이 있습니다.
 
또한 중국 상인들은 돈을 잃은 사람은 다시 장사 할 수 있지만, 신용을 잃은 사람은 다시 장사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신용이란 인간의 삶 속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입니다. 특히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목숨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우리가 신용 사회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은행 거래입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신용 조사를 통해 신용이 있는지 알아보고 신용 등급에 따라 대출 여부를 결정합니다. 또 하나 신용을 이야기 할 때 대표적인 것이 은행의 신용 카드라는 것이 있습니다. 신용 카드란 은행이 소비자를 대신하여 판매자에게 지불 약속을 한 증표입니다. 따라서 은행은 신용카드를 발급할 때 소비자의 신용을 대신 보증할 정도로 믿을 수 있는지 확인을 하고 카드를 발급합니다.
 
한데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한 때 서울 한복판 길거리에서 신용 카드 가입자를 모은 때가 있었습니다. 정말 놀라 까무러칠 일입니다. 제가 외국에 근무할 때 신용 카드 발급 신청을 하면 심사를 받는데 한 달 이상 소요됩니다. 신용 카드가 발급되기 전 한 달 동안은 현금을 들고 다니며 일일이 결제를 하는 불편함을 겪고 나서 신용 카드의 고마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경제 활동의 기본은 신용이라는 두 글자에서부터 출발이 되는데 신용이란 상호 신뢰가 없으면 애당초 성립이 안 되는 것입니다. 국가와 국민 간, 은행과 고객 간, 판매자와 소비자 간 그리고 개인과 개인 간 등등 모든 사회 구성원 사이에서 상호 신뢰 및 신용은 사회가 굴러가는 기본 요소입니다.
 
상호 믿음이 없는 사회에서는 거래를 하는데 부대비용이 많이 들어 경쟁력이 없습니다. 믿질 못하니 신용 조사를 해야 하고, 보증인을 세워야 하고, 그래도 못 미더우면 담보라는 물건을 제공해야 하니 그것에 따른 부대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또한 속지 않으려 긴장을 하고 살아야 하니 혈압이 오르는 건강상의 손해도 있고요.
 
신용 사회란 서로 믿음을 가지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의 지불 없이 거래가 가능한 사회를 말합니다. 남을 속이고 신용이 없으면 영원히 그 사회에서 도태되고 경제 활동을 할 수 없는 사회 말입니다. 거짓말로는 얻는 이익보다 더 큰 손해가 돌아온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그런 사회 …….
 
정주영 명예회장에게 신용은 현대그룹이라는 선물을 가져다주었듯이 우리에게 신용이란 제비가 흥부에게 가져다준 박 씨와도 같은 것입니다.
 
서로 믿고 사는 신용 사회에서 모두 모두 부자 되세요.
 
 
 
필자소개
 
본문이미지
 
 
 
 
 
 
 
 
 
정진태 (바른사회운동연합 회원)
 
() 독일 ZF Lemfoeder GmbH 한국 사장
() 현대자동차그룹 중국 지주회사 총경리
저서: 금지(禁止)된 고백(告白)
등록일 : 2018-09-11 13:18     조회: 1148
Copyright ⓒ 바른사회운동연합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