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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소리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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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지도자들이 백신을 먼저 맞아라

바른사회운동연합

필자 : 이승훈 (공동대표, 서울대 명예교수)





정치 지도자들이


백신을 먼저 맞아라





필자 : 이승훈 (공동대표, 서울대 명예교수)

 

 

작년 3 29일 김종인 국민의 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코로나 사태로 512조 정부예산의 상당 부분을 계획대로 집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그는 예산 항목을 변경하여 100조원을 확보하고 이 돈으로소기업과 자영업자, 거기에서 일하는 근로자에 직접, 즉시, 지속적으로 보전하자고 제안하였다. 코로나로 인한 불황이 100년 전 스페인 독감 불황과 같은 V자형일 것으로 판단하고 제시한 매우 타당한 제안이었다.


 

 이 제안과 함께 추진했어야 할 정책은 조속한 백신 확보였다. 집단면역 형성 수준의 접종률을 조기에 달성할수록 그만큼 빨리 정상적 경제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 코로나 불황이 V자형으로 그치려면 첫째 단기간 내 집단면역을 확보해야 하고 둘째 국가경제가 구축한 생산능력이 그 기간을 잘 견뎌내야 한다. 그런데 정부정책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강화의 K방역과 전국민 대상 지원금 제공에 치우쳤다. K방역은 발병률을 낮추는 데는 매우 성공적이었지만 거리두기 중심이라 경제활동 재개에는 역부족이다. 선거에 맞춰 제공된 전국민 대상 지원금도 생산력 보전 목표에 어긋난다. V자형 불황 대책으로는 매우 미흡했다.

 

         조속한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 형성해야

 

 안전 백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한정된 초기 생산 물량으로 전인류를 접종할 수는 없다. 이스라엘은 이 점을 꿰뚫어 보고 여러 개발사업자와 자국 수요의 몇 배나 되는 물량을 선점 계약하였다. 그 성과로 진작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집단면역 확보에 필요한 접종률 60%를 어느 나라보다 먼저 달성할 전망이다. 반면에 우리는 조기 확보에 한발 늦었다. 대통령이 작년 말 모더나 CEO와 직접 통화하고 나섰지만, 모더나가 기존 계약을 깨고 그 물량을 우리에게 돌릴 리는 없다. 다만 추가 계약에서나 우선적 배려를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민심 수습에 나선 정부 당국자는 다른 나라의 접종실태를 보아가면서 어느 백신이 안전한지를 파악한 다음에 접종해야 옳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해야 돈도 절약하면서 국민안전을 보장한다는 것이지만 뒷북치는 소리다.

 개발자별 물량을 충분히 확보해 두면 안전한 백신만 골라서 접종할 수 있다. 이중 삼중 확보로 돈을 과다하게 쓰겠지만 남아도는 안전 백신은 다른 나라에 팔면 된다. 물론 불량 백신의 구매비용은 낭비다. 그러나 집단면역을 앞당기면 경제활동이 더 빨리 정상화하므로, 지원금 지출도 그만큼 줄인다. 생산 증가까지 고려하면 그깟 낭비를 걱정하여 백신 구입을 소홀할 일은 결코 아니었다.

 집단면역이 늦춰지면 침체기도 그만큼 길어지므로 V자가 U자 되고 심지어 L자로 악화할 수 있다. 생산능력이 견뎌내지 못하고 붕괴해도 마찬가지다. 작년 국민 모두에게 생계 지원금을 지급할 때 필자도 외면하지 않고 받아서 썼다. 그러나 그 돈은 나 아닌 폐업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에게 주었어야 옳았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 위기에 맞서 생산력을 보전하는 데 필요한 지원금은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 부담만으로도 국가 재정이 위험한데 선거용이 분명한 위로금 지급은 대단히 부적절하다.

 

       선거용 전국민 지원금은 매우 부적절

 

 물론 K방역의 성과는 컸다. 미국, 일본, 그리고 유럽은 지금 코로나 지옥을 겪고 있는데 우리의 일일 신규 환자는 500명 내외를 유지한다. 세계 평균 감염률이 5%일 때 우리는 0.06%로 세계 최저 수준이었다. 그러나 집단면역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포기하면 금방 5% 수준으로 높아질 수 있다. K방역은 집단면역을 이룰 때까지의 상황 통제에는 유효하지만, 집단면역 자체를 조성하지는 못한다.


 

 백신 접종을 시작한 미국의 경우를 보면 일일 확진자 수가 7만명 대로 우리보다 훨씬 더 많다. 그러나 접종받은 고령층의 발병률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한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서 집단면역을 확보하면 이들은 V자 부활을 시작할 것이다. 반면에 백신 조기 확보에 실패한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 오래 유지해야 하므로 부활이 늦어지고 생산능력도 그만큼 더 많이 망가질 것이다. 좀더 긴 안목으로 처음부터 백신 확보를 서둘렀어야 했다.

 

 일단 조기 확보 경쟁에서는 한발 늦었으나 물량 확보 노력은 이제라도 강화해야 한다. 충분히 확보한 나라에서 여유 물량을 구매하는 가능성도 타진할 필요가 있다. 또 공인된 백신이라도 개인차에 따른 부작용은 피하지 못하므로 접종을 기피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만 잘해도 개인 감염을 피하는데 굳이 부작용의 위험을 감수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기피 풍조가 강해지면 당연히 집단면역도 그만큼 멀어진다.

 

 그러므로 모든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조치는 물량 확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과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 그리고 이스라엘의 네탄야후 총리 등 각국 정상이 솔선하여 백신 접종을 먼저 받는 까닭은 그 때문이다. 대통령부터 먼저 접종받으라는 야권의 요구에 대통령이 실험 대상이냐라는 반박은 여권이 사태의 본질을 얼마나 모르는지 그대로 드러낸다. 백신은 이미 충분한 과학적 검증을 거쳤다.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등 정치권이 먼저 접종받으면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등록일 : 2021-02-22 15:58    조회: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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