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로그인 바로가기
문서 자료실 바로가기

바른소리쓴소리

바른소리쓴소리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 열심히 일한만큼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사회,
우리가 추구하는 “바른사회”입니다.

이재명이 그리는 한국은?

이석구 바른사회운동연합 자문위원, 전 언론인

재벌들한테 거두면 되지”. 오래 전 민주화 운동 지도자 출신 국회의원과 복지 관련 얘기를 나누다 들은 얘기다. ‘복지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는 말에 대한 그의 응답이었다. 나는 그의 말에 귀를 의심했다. 재벌은 얼마든지 손목을 비틀어도 된다는 말처럼 들렸기 때문이었다. 자유 시장경제 국가에서 식견을 갖춘 촉망받던 정치인이 할 말은 아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사고는 그 정치인 혼자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많은 운동권 인사와 정치인, 시민단체,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재벌 또는 가진 자에 대한 생각의 일단이었다. 운동권 뿐 만 아니라 좌파 인사들 다수가 재벌을 우리 경제의 암적 존재로 여기고 해체발언도 예사로 한다. 이런 사고는 자본가 계급을 노동자로부터 잉여가치를 착취하는 존재로 보는 시각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잉여가치론은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의 핵심이기도 하다. ‘재벌, 자본가, 가진 자를 악으로 보는 시각은 자유 시장경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과거 노무현 정권 때 집권층이 한국사회의 5적으로 재벌, 강남, 검찰, 언론, 서울대를 꼽는다는 말도 있었다. 일반 시민들 중에서도 그런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주위에서 재벌 놈들’, ‘가진 놈들하며 자를 붙여 비하하는 말도 종종 듣는다. 언어학자 에드워드 사피어와 벤자민 워프는 언어가 사유를 지배 한다고 주장한다. 이 논리에 따르면 어떤 사람의 언어 사용에서 그의 사고 체계도 미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의 의식에는 재벌이나 가진 자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이 자리 잡고 있다고 여겨진다.

 

 한국 사회에서는 돈 많은 사람들이 존경을 받지 못 한다. 물질 만능 사조가 팽배한 한국 사회의 아이러니다. 아마도 깨끗하지 못한 부의 축적, 유교적 사고가 낳은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국가 어느 나라도 초기부터 부의 축적과정이 깨끗하지는 않았다. 부정과 비리, 식민지 수탈, 노동자 착취 등이 있었다. 구미 선진국은 이런 과정을 거쳐 자본주의를 꽃 피우고 번영을 구가하고 있다. 빈부차 같은 자본주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복지제도 확충 등 많은 노력을 한 덕분이다. 역설적이지만 마르크스가 이에 큰 몫을 했다.

 

 요즘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쏟아내는 공약과 말들 가운데서도 가진 자, 재벌에 대한 부정적 사고가 나타난다. 지난번 대선 때이긴 하지만 그는 재벌해체를 주장하는 공약을 내놨다. 그는 발언이 논란을 빚자 재벌 가문의 부당한 지배구조를 없애고 공정하게 함으로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좋은 기업으로 거듭나게 하자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도 부동산 정책과 관련 부동산 불로소득은 100% 환수해야 한다"는 반 시장적 주장을 했다. 이 또한 물의를 빚자 거둬들였다. 7백조가 넘는 대기업의 사내 유보금강제 활용에 대한 언급도 사유재산권을 우습게 아는 발언 중 하나다. 국토보유세도 마찬가지다. 그의 기본소득 시리즈도 다분 절대적 평등에 방점을 두는 것 들이다.

 

 이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어디로 튈지 알 수가 없다. “약속은 하는데, 최종적으로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국민의 뜻을 존중 하겠다라는 그의 말은 무슨 뜻인가? 언제든지 대선 공약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이미 국민의 뜻이라는 명분으로 많은 공약을 바꿨다. 그는 또 내가 옳다고 생각하고, 내가 판단했고, 내가 약속했으니까, 국민이 싫어해도 끝까지 하겠다, 이렇게 하는 걸 문민독재라고 부른다고도 했다. 그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의 말대로 문민독재로 갈 것을 가장 우려한다. 그가 날치기를 해서라도 자신의 정책을 입법화하라는 주문을 민주당에 한 것이 좋은 예다.

 

 사람들은 성장하면서 세상에 대해 가졌던 생각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그는 중고등학교를 다니지 못할 정도로 불우했다. 얻어맞아가며 공장을 다녀야 했다. 그때 팔이 부러져 군대도 안 갔다. 검정고시로 대학에 갔고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어린 시절 그는 무슨 방법으로든 살아남는 것이 최고의 가치인 삶을 살아야 했다. 그런 유년기와 청소년시절을 보내면서 그가 가졌던 사회 기득권층에 대한 생각은 어땠을까? 그것이 바로 보수 진영이 가장 우려하는 불편한 진실이다. 더구나 민주당은 180석이라는 거대 의석도 갖고 있다. 그가 당선된다면 못할 것이 없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이라고 하지 않는가?


등록일 : 2022-01-26 13:28     조회: 857
Copyright ⓒ 바른사회운동연합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