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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패러독스-미국 빈곤층의 삶이 나아졌다.

바른사회운동연합












필자 : 이석구 <바른사회운동연합 상임자문위원

서울대학교 문리대 

중앙일보 기자 

동경대 객원 연구원  

동경 특파원  

뉴욕 중앙일보 사장 역임


 

코로나 패러독스-미국 빈곤층의 삶이 나아졌다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미국의 빈곤계층이 줄어들었다. 각종 지원금으로 인해 빈곤층의 소득이 크게 늘어난 때문이다. 지난 달 28일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절대 빈곤층 비율이 2018년도의 13.9%에서 올해 7.7%로 떨어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 경제사회정책 연구기관 어번 인슈티튜트(Urban Institute, 워싱턴 DC)”는 올해 약 2천만명이 2018년 보다 소득이 늘어나 연방정부가 정한 절대 빈곤기준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절대 빈곤층은 연간 총 소득이 미 연방 정부가 법으로 정한 최저 생계비기준(4인 가족 기준 연 265백달러)에 못 미치는 가구를 말한다. 우리로 말하면 극빈자 계층이다.

 

이 절대 빈곤층은 정부로부터 평소 최저 생활 유지를 위한 각종 지원을 받는다. 그런데 코로나로 그 지원책이 크게 늘어 이들의 소득이 그 전 보다 증가했다는 것이다. 미 미주리 주 촬스 시에 사는 5자녀를 가진 한 엄마가 좋은 예다. 그녀는 코로나 대유행이후 연봉 33천달러짜리 직장을 잃었다. 과거 같으면 그녀의 연간 총 수입은 실직 수당과 식품 구입권 (푸드스탬프) 등을 합해 29천달러로 줄어 들어야 했다. 그러나 그녀는 1년간 실업수당으로 25천달러(코로나 이전의 3), 재난지원금 12천달러, 식품구입권과 자녀세액공제 증액 등으로 총 연수입이 67천달러가 됐다. 코로나 이전 보다 연소득이 34천달러나 늘어난 것이다.

 

이는 미 정부의 엄청난 지원 덕택이다. 미 정부가 지난 해부터 5차에 걸쳐 재난지원금, 세제 감면 등 5조달러 규모의 각종 지원책을 편 결과다. 주요 지원책은 재난 지원금 실업수당 보조 저소득 빈곤층에 대한 식품구입권 증액 자녀 세액 공제 증액 중소기업에 대한 고용 지원금 등으로 요약된다. 미 정부는 3차에 걸쳐 전 미국인(2차부터는 선별 지원)에게 1인당 32백달러씩 줬다. 연방 정부는 주 정부가 주는 실업수당에 일률적으로 주당 6백달러(나중에 3백달러로 감액)씩 더 얹어 줬다. 실업수당을 받는 기간(6개월)도 계속 늘려 줬다. 주당 받는 실업수당이 1천달러가 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주급 500-600달러짜리 직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노는게 수입이 더 많게 됐다. 구태여 일할 필요가 없게 됐다. 미 정부는 중소기업이 고용을 60%이상 유지하면 상환하지 않아도 되는 지원금도 줬다.

 

위의 예에서 보듯 코로나로 미국 일반 극빈자들의 삶이 더 나아졌다. 병마와 싸우는 고통, 고립감 등 불안감은 줬지만 경제적 측면에서만 보면 코로나가 그리 나쁜 것도 아닌 셈이다. 문제는 이런 정책이 지속 가능하냐 하는 것이다. 우선 5조달러 규모의 대대적인 지원책으로 미 정부 부채가 엄청나게 늘었다. 지난 1일 현재 미정부 부채는 의회승인 한도를 넘어섰다. 6월말 현재 미 정부 부채는 28529436백만달러, 재무부 보유 현금잔고는 45백억달러(7월말 기준). GDP대비 정부 부채비율은 133.6%(3월말 기준)나 된다. 지난해 말 보다 1.1% 포인트나 올랐다. 재정 건전성이나 복지가 우수한 독일( 69.7%), 캐나다( 72.1%), EU( 90.8%)에 비해 훨씬 높다. 이 같은 미국의 정부 부채 비율은 2차대전 직후 인 1946년의 16%이후 가장 높다.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즉 중앙은행의 자산 규모는 2월말 현재 8조 달러나 된다. 지난해 3월의 42천억달러보다 거의 배가 늘었다. 이는 연준이 그만큼 채권을 더 사들여 시중에 돈을 풀었다는 의미다.

 

시중에 돈이 풀리면 물가는 오르게 마련이다. 미국의 6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대비 5.4%나 올랐다. 20086월 이후 최대 상승율이다. 미 주식시장은 과열일 정도로 호황이다. 부동산 가격도 많이 올랐다.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LFA)에 따르면 지난 4월 전미 주택가격지수(계절조정치)는 전월 대비1.8%, 전년 동기대비 15.7% 올랐다. 통계를 잡기 시작한 199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경제 성장율도 지난 1분기에 6.4%나 됐다. 아직 코로나 이전 상황은 아니지만 고용 및 실업지표도 좋다. 이런 상황이니 연준이 계속 채권을 매입, 시중에 돈을 풀 수가 없다. 연준이 테이퍼링 즉 자산매입축소나 기준금리를 만지작거리는 이유다. 시중 자금 회수를 위한 테이퍼링이나 금리인상은 언제 하느냐는 시기만 남았다. 공공 부채의 대폭증가는 결국 금리인상, 투자 감소, 잠재성장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무한정 국민들에게 계속 퍼 줄 수가 없다. 실업수당 보조도 올 9월이면 끝난다. 빈곤층의 좋은 시절도 끝나간다. 공짜 점심이 없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등록일 : 2021-08-04 17:08     조회: 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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