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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의 정치카페] ‘尹의 찐 동지’ 한동훈 총선 등판 초읽기… 여야, 선거판 흔들 변수 주목

허민 *(現)문화일보 대기자/ 전임기자

‘尹의 찐 동지’ 한동훈 총선 등판 초읽기… 여야, 선거판 흔들 변수 주목


(2023.11.28_문화일보 게재)

 

 

■ 허민의 정치카페


尹 주변, 동지는 없이 이해관계자로 가득… 생사고락 함께 한 韓 입당하면 여권 대변화 불가피


韓,‘이길 만한 수도권 험지’출마가 상책… 총선 판세 - 野 세력판도 - 차기 대선까지 영향 미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최근 대구, 대전, 울산 등지를 연이어 방문하며 정계 입문의 기대감을 키웠다. 정치권에선 한 장관의 총선 출마, 정치 도전을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권력자의 측근 인물을 가신·동지·조력자로 나눌 수 있다. 한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극소수에 불과한 ‘찐 동지’에 속한다. 한 장관이 중앙무대에 입성하는 순간 여권의 권력 지도와 정치 지형 전체가 소용돌이칠 것이다.


 ◇가신, 동지, 조력자


권력자의 측근엔 세 개의 부류가 있다. 첫째 가신, 둘째 동지, 셋째 조력자. 가신은 주군의 성공을 도울 뿐 아니라 허물까지 뒤집어쓸 각오가 돼 있는 사람, 동지는 주군과 고락을 함께하며 대업을 도모하는 사람, 조력자는 주군을 돕지만 계산이 안 맞으면 언제든 떠날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이다.


한국 정치사를 보면 박정희·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권위주의 정권 시절 특히 야권 지도자들에겐 동지와 가신 그룹이 있었다. ‘1987년 체제’로 김영삼(YS)·김대중(DJ) 정권이 들어섰을 때엔 일부 가신들은 주군의 죄를 대신하기도 했다. 가신 정치는 확실히 민주화운동의 부산물이었다. 가신의 시대는 YS·DJ 시대의 황혼과 함께 막을 내렸다. 노무현이나 문재인에겐 동지는 있었지만 가신은 없었다. 보수 정권의 권력자 주변에 가신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다. 동지도 찾기 어렵다. 콘크리트 지지층을 자랑했던 박근혜조차 탄핵당하고 수감될 때 주변에 국회 배지를 단 인물을 보기 힘들었다. 친박, 진박이라던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문고리 3인방도 제 살길을 찾았다.


윤석열 대통령, 그에게도 가신은 없고 동지는 드물다. 윤 대통령의 멘토 A 씨는 “대통령 주변엔 대부분 조력자만 모여 있다”면서 “이해관계가 틀어지면 언제든 돌아설 준비가 돼 있는 부류들”이라고 말했다. 핵심 친윤으로 분류됐던 이들 중 일부는 요즘 “나는 친윤이 아니다”라고 홍보를 하고 다닐 정도다.


그런 점에서 한동훈 장관은 윤 대통령 주변에선 보기 힘든 ‘찐 동지’ 중 한 명이다. 문재인 정권 시절 검사 한동훈은 조국 수사 등의 ‘죄’로 권력의 탄압을 받았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고락을 함께했다. 그는 후일 무죄로 판명된 ‘검·언 유착’ 의혹으로 수사 선상에 올라 1년 반 동안 4번이나 좌천당해 한지로 내몰렸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그를 “독립운동처럼 해온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고행은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에 기용되면서 종지부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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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검회’ 막내


검사 한동훈의 능력은 2003년 대검 중수부 시절부터 정평이 나 있었다. 그는 당시 검찰 내 잘나가는 특수통들의 모임 ‘우검회(愚檢會)’ 멤버였다. 좌장 안대희(사법연수원 7기)를 중심으로 문효남(11기)·남기춘(15기)·김수남(16기)·유재만(16기) 등 당대 칼잡이들이 있었고, 후배 그룹으로 윤석열(23기) 대통령과 이원석(27기) 검찰총장 그리고 당시 막내였던 한동훈(27기) 장관 등이 참여했던 모임이다.


우검회 멤버였던 B 변호사는 “한동훈 장관은 막내 검사 시절부터 발군이었다”며 “언제 어디서든 수사 내용과 관련 역사를 줄줄이 꿰뚫는 능력, 그리고 밤을 새워서라도 일을 끝내고야 마는 열정적 태도는 그 누구와도 견줄 수가 없다”고 회고했다.


‘검사 한동훈’의 장점은 명석함과 성실함이었다. 지금 ‘장관 한동훈’은 여기에 촌철살인 같은 예리함과 순발력에 정치 감각까지 더해졌다. ‘정치인 한동훈’의 자질이다. 물론 이런 장점들이 되레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야당 인사들에게 비꼬듯 빠르게 되받아치는 스타일 등이 그에 대한 ‘비호감’ 여론을 키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동훈 때리기’로 정치적 이득을 얻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계산법은 결국 한 장관의 주가만 올려준 결과를 가져다줬다.


그의 정치 진출은 예정돼 있다. 그렇다면 어떤 경로를 거칠까. 여권 내 두 개의 주장이 있다. 첫째 장관직을 내려놓고 직접 여당에 입당하는 게 정공법이라는 주장, 둘째 ‘총리 내정-야당 반대로 낙마-여당 입당’ 경로를 거치는 게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후자는 민주당이 반대해 총리 임명이 불발되면 야당의 발목잡기 비판 역풍이 불어 정치 진입의 명분이 된다는 논리다. 여당의 중진 C 의원은 이에 대해 “상당히 위험한 주장”이라며 “한동훈 총선 돌풍을 염려한 민주당이 총리 인준안을 통과시킨다면 조커 카드를 날리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활용법


한동훈 총선 활용법으로는 ①수도권 자객 공천 ②전략적 거점지역 출마 ③비례대표 배치 후 중앙선대위 기용 ④정부에 남겨 차기 대선 준비 등이 거론된다. ①과 ②는 상책(上策), ③은 중책(中策), ④는 하책(下策)이다.


한 장관은 선거 경험도 정치 경험도 없다. 경험이 없으니 선거를 디자인하는 능력도 전략적 아이디어도 나올 수 없다. ③을 택하면 얼굴마담은 할지 몰라도 ‘꿔다놓은 보릿자루’가 되기 십상이고, 평소 촌철살인 같던 그의 말도 치열한 각개전투 현장 소식에 묻혀 버릴 것이다. 그래서 중책.


한국의 대통령은 임기 중반이 지나가면 쇠락한다. 총리나 장관도 대통령의 임기와 함께 시들게 돼 있다. 그게 한국식 대통령제의 운명이다. 여권의 선거 전략가 D 씨는 “총선 승리가 무엇보다 화급한 시점에 한동훈 같은 정치 자원을 정부에 묶어놓는다는 건 바보짓”이라고 말했다. ④는 그래서 하책이다. 권력이 임기를 더할수록 정부 요직에 기용해야 할 인물은 경세가나 정책 전문가이어야지 정치인이 아니다.


이제 상책을 택할 일만 남았다. 관심은 한 장관이 내년 4월 총선에서 어느 지역으로 나갈 것인가이다. 전략가들의 중지는 ‘이겨야 할 험지, 승리가 필요한 험지로 보내라’는 것으로 모인다. 수도권 자객공천이 됐든 전략적 거점지역이 됐든 ‘이길 만한 험지’로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험지 투쟁을 통해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고, 사지(死地)를 피함으로써 정치 자원도 보호할 수 있다. 서울에서는 ‘한강 벨트’로 불리는 한수 접경지역이 ‘이길 만한 험지’에 속한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는 서로 하려는 인물들로 차고 넘치지만, 수도권의 험지나 전략 지역은 절대적 인물 부족에 허덕인다.


 ◇권력 지형 바뀌나


한동훈 장관은 100% 정치하고, 100% 총선에 출마한다. 윤 대통령의 찐동지 한 장관의 등장은 정치권에 상당한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이다. 적어도 여당의 권력 지형이 바뀔 것이고, 총선 결과에 따라 야당 내 세력 판도가 요동치면 2027년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 용어 설명


‘우검회’는 2003년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이끈 안대희 중수부장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던 ‘우직한 검사들의 모임’.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특수통들이 참여.


‘가신’이란 원래 정승의 집에 딸려 그들을 섬기던 사람. 유력 정치인과 한솥밥을 먹으며 주군의 집권을 돕기 위해 헌신하는 사람을 표현하는 말로 쓰임. 가신 정치는 3김 시대로 사실상 막을 내림.


세줄 요약


가신, 동지, 조력자 : 권력자의 측근 인물을 가신·동지·조력자로 나눌 수 있어. 김영삼·김대중의 경우 가신과 동지가 모두 있었지만 보수 정치인에겐 대부분 이해관계가 틀어지면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조력자만 있어.


‘우검회’ 막내 : ‘우검회’ 소속이었던 한동훈 장관은 尹의 드문 ‘찐 동지’ 중 하나. 그의 정치 진출은 예정된 것. ‘총리 내정-야당 반대로 낙마-與 입당’ 경로를 거치는 안은 자칫 여당의 총선 조커를 잃게 만들 가능성.


한동훈 활용법 : 韓을 ‘이길 만한 수도권 험지’로 보내는 게 上之上策. 한의 중앙무대 등장은 여당의 권력 지형을 뒤흔드는 건 물론, 총선 결과에 따라 야당 내 세력 판도와 2027년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등록일 : 2023-11-28 12:37    조회: 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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