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로그인 바로가기
문서 자료실 바로가기

자유기고

자유기고 게시판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 열심히 일한만큼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사회,
우리가 추구하는 “바른사회”입니다.

아시아의 네 마리 용 ( 龍 )

정진태 바른사회운동연합 회원

정진태 바른사회운동연합 회원

1970 년 대 아시아의 네 마리 용 ( 龍 )이라는 표현이 있었습니다. 한국을 비롯해 대만, 홍콩, 싱가폴 네 나라를 일컫는 말입니다. 이들 나라가 네 마리 용으로 비유된 것은 면적이 작은 나라이면서 부존 자원이 거의 없으나, 높은 기술 수준과 인적 자본을 바탕으로 높은 경제 성장을 달성한 공통 점이 있어 신비하고 상서로운 동물인 용에 비유해 붙여진 말입니다.
 
지금은 각 나라의 위상에 많은 변화가 생겼고 특히 세계 12 위권 경제 대국인 우리 나라의 위상은 다른 세 곳에 비해 덩치로 보나 정치적으로 볼 때 격 ( 格 ) 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비교 한다는 것 자체가 자존심 상하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 1 인당 국민소득 ( GNI ) 면에서만 본다면 그 중 두 나라 싱가폴과 홍콩은 진짜 용 ( 龍 )이 되고, 나머지 두 나라 한국과 대만은 이무기가 되어 있습니다.
 
싱가폴이라는 나라는 얼마 전 미.북 ( 美 北 ) 정상회담의 개최지로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곳이기도 합니다. 면적이 제주도의 40 % 정도인 작은 섬 나라로 인구는 550 만 명 정도 되는 도시 국가 입니다. 작은 도시 국가 이면서 1 인당 국민 소득은 우리의 두 배에 가까운 US$51,200 수준입니다. 
 
그리고 홍콩은 아시지만 1997 년 중국으로 귀속이 되어 네 마리 용 중에서 정치적 위상 ( 位相 )이 가장 많이 변하였으나, 일국 양제 ( 一國 兩制) 하에서 그나마 독자성을 지키려 애를 쓰고 있습니다. 인구는 약 700 만 명 수준이나 1 인당 국민 소득은 US$45,500 수준으로 높습니다.
 
이에 반해 대만은 1 인당 국민 소득이 US$23,300 수준으로 우리의 US$27,600 수준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 참고로 2017년 자료는 홍콩, 마카오 수치를 별도 발표하지 않아 여기에는 2016 년 기준 수치를 인용했습니다. )
 
네 나라 중 홍콩과 싱가폴은 제조업은 거의 없고 금융, 물류, 관광 ( MICE 포함 )및 중계 무역을 중심으로 경제가 발전 하였으며, 한국과 대만은 IT 를 비롯 제조업 중심의 경제 발전을 이룩한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이며 차이점 입니다. 오늘은 네 마리 용 중에서 두 마리는 용이 되고 두 마리는 이무기가 된 이유를 한번 살펴볼까 합니다.
 
여기서 편의상 용의 대표로 홍콩을, 그리고 이무기 대표로 대( 大 ) 한민국을 비교 하면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두 나라를 용과 이무기로 갈라지게 한 근본적 원인은 국가의 청렴성과 사회 구성원들의 일에 대한 전문성 ( Professionalism )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전문성과 청렴성을 가진 나라는 용이 되었고 상대적으로 전문성과 청렴성이 떨어지는 나라는 이무기로 남아 있습니다.
 
우선 청렴성에 대해서는 국제 투명성 기구에서 발표한 180 개국 국가별 투명성 순위를 보면 네 나라 중 싱가폴 9 위, 홍콩 17 위 , 대만 34 위 , 한국 54 위로 청렴도에 따라 싱가폴과 홍콩은 용이 되었고 대만과 한국은 이무기가 된 것이 확실히 증명 됩니다.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 유럽 국가들의 국민소득이 높은 것은 이들 국가들이 국제 투명성 기구 발표 부패지수 ( CPI. Corruption Perceptions Index )에서 투명성이 가장 높은 국가로 매년 1, 2, 3 위를 차지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사회 구성원의 일에 대한 전문성 부분 입니다. 이 부분은 저의 경험을 예로 들어 말씀 드리겠습니다.
 
90 년대 초 홍콩 근무 당시 일 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40 줄에 들어선 현지인 직원이 점심 휴식 시간에 만화 책을 읽는 것을 종종 보았습니다. 며칠을 주의 깊게 지켜 보다 하루는 궁금하여 그 친구를 불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그 기회를 통해 홍콩의 젊은이들과 홍콩의 직업 세계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선 왜 대학을 나온 친구가 교양 서적이나 문학 서적이 아닌 만화 책을 보느냐 물어 보았습니다.
 
대답이 “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 “ 라고 답을 하더군요. 덧붙여 대화가 이어졌는데 주말에는 무엇을 하며 지내느냐 에서부터 홍콩의 직장인들 그리고 젊은 친구들의 삶과 꿈에 이르기 까지 광범위한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그 홍콩 친구의 설명에 의하면 홍콩 젊은이들의 꿈은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지에 대해 온통 생각을 집중하고 모든 생활의 패턴도 거기에 맞춰져 있다는 것 입니다. 따라서 휴식 시간엔 그저 머리를 식히기 위해 만화 책이나 코믹 물들을 본다는 설명입니다. 문학 서적은 생각을 많이 하면서 읽어야 하기 때문에 좀처럼 손에 쥐지 않는다고 변명처럼 이야기를 하더군요. 돈 벌 궁리를 하느라 책을 멀리한다는 것이 듣기에 매우 속물 ( 俗物 )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오해는 점차 사라졌습니다.
 
당시 홍콩에서 젊은이들이 집을 산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로써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이 없이 집을 갖는다는 것은 정부가 짓는 공공 임대 아파트 이외에는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젊은 총각이 결혼을 하는 것도 돈이 없으면 불가능 한 일이라는 것을 숙명처럼 받아들입니다. 따라서 돈을 벌어야 집을 구하고 결혼을 할 수 있는 환경이니 당연 하겠구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머리 속 생각은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이 생활의 전부이니 한가하게 문학 서적을 읽는다는 것이 시간적으로 어렵고 무척 사치스런 일이구나 이해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친구의 설명을 들은 후 홍콩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지고 보기 시작 했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홍콩의 영화 배우 이소룡, 성룡, 홍금보, 주윤발, 등 등을 아시고 영화 용쟁호투, 취권, 오복성 시리즈, 용형호제 등 등의 영화를 보신적이 있거나 아실 것 입니다. 그 영화들의 특징은 무협, 코믹 쿵후 등 액션물이나 개그 코믹 물 등 줄거리는 거의 없거나 단순하고 무술이나, 쿵후, 가벼운 코믹으로 버무려 놓은 영화들 입니다. 별 생각 없이 그저 눈요기나 하고 허허 웃는 것으로 끝나기 좋은 영화들 입니다. 아, 이 친구들은 복잡하고 머리 쓰는 것을 싫어하는 홍콩 젊은이들을 위해 거기에 맞는 영화를 만들어 세계 시장에 내놓아 새롭고 독특한 장르를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같이 경쟁이 심한 삶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몸부림 치는 이 세상 젊은이들을 위해 잠시나마 휴식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 미국 할리우드에 진출함은 물론 세계 영화 시장에 수출을 하여 세계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은 것 입니다. 홍콩 사무실 현지인 직원이 만화책을 읽는 것과 무술과 코믹 쿵후로 범벅이된 홍콩 영화가 서로 어울려 고개가 끄덕여 졌습니다.
 
덧붙여, 직장인들의 생각과 삶에 대해서도 들어 보았습니다. 홍콩에서는 학교 졸업 후 자기 전공 분야에 맞는 직장에 취업하면서 일을 배우고 관련 사업 분야 사람들을 사귀면서 사회 생활을 시작 합니다. 몇 년 초급으로 경험을 쌓고 나면 그 분야의 좀 더 큰 회사로 직장을 옮겨 ( Job Hopping ) 보다 많은 인맥을 구축하면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과정을 밟게 됩니다.
 
우리로 치면 부장 급 정도의 수준이 되면 그 분야에서 이름 석자가 알려져 전문가의 대열에 합류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자기 자신의 능력을 판매( ? )하기 시작합니다. 즉 자기는 이러 이러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이런 활동을 통해 년간 어느 정도의 판매를 올릴 수 있고 당신네 회사에 얼마만큼의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제안과 함께 그러니 나에게 년 봉 ( 年俸 ) 얼마를 달라는 요구 조건을 붙여 사업 계획서를 작성 자기 자신을 세일즈 하기 시작합니다. 고용 계약이 성사되면 제안서 대로 약속이 이행 되는지 확인하고 성과에 따라 승진이 되고 년 봉 ( 年俸 ) 협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사회 환경 때문에 홍콩에서는 학교 동창이나 고향 친구 보다는 같은 비즈니스 계의 인맥이 노소 ( 老少 )를 불문하고 친구가 됩니다. 그리고 대부분 그 수준에 다다르면 그 업계에서 전문가로 대접을 받고 자기 자신의 고정 고객을 가지게 됩니다.
 
다른 예로 저와 같이 일한 여 비서 ( 女 秘書 )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처음 저와 만났을 때는 전문학교를 나온 평범한 여직원 이었습니다. 1 년여 지난 후 고급 비서 과정 (Senior Secretarial Course)을 일과 후 밟기 시작 하면서 속기 ( 速記 )를 배우고 문서 작성을 배우기 시작 하더군요. 이런 고급 비서 과정을 마치고 나서 제가 고객과 상담을 할 때면 회의에 배석을 하고는 했습니다. 때론 광동어 ( 廣東語 ) 통역을 하기도 하고 회의록을 작성하기도 하였습니다. 하루는 꿈이 무엇이냐 물으니 자기는 큰 회사의 중역 ( 重役 ) 비서 ( Executive Secretary ) 를 하는 것 이랍니다.
 
그 꿈은 5 년이 채 안돼 이루어 졌습니다. 저의 고객과의 Meeting 약속을 관리하고 Meeting 시에는 통역에, 속기까지 하면서 회의가 끝나면 회의록 ( Meeting Minutes ) 까지 깔끔히 작성해 제 책상에 올려 놓는 전문 비서가 된 것입니다. 아울러 년 봉( 年俸 )이 많이 오른 것은 물론 입니다.
 
위의 두 가지 예에서 보듯 전문성을 갖추면서 자기 값어치를 높이는 홍콩의 젊은이들을 볼 때 그 사회의 미래는 밝은 것입니다. 이런 사회 분위기 때문에 홍콩에서는 전문적 지식이 없으면 살아남지 못하고 도태되는 경쟁 사회 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젊은 직업인들도 환경이 많이 바뀌어 전문 지식 없이는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지만, 주변에 아직도 철 밥통, 평생 직장, 연공 서열, 학연, 지연으로 얽힌 아마추어 직장인들도 많이 있습니다.
 
스포츠에서도 아마추어 보다는 프로가 실력이 낫고, 실력 좋은 프로 팀이 많아 서로 경쟁이 치열할 때 스포츠 강국이 되는 것 입니다.
 
요즘 미래를 이야기 하면서 인공 지능 시대 ( AI )가 도래 하리라 예측들을 하고 있습니다. 인공 지능 시대에는 많은 직업 군 중에서 단순하고, 비 전문직 직종이 제일 먼저 사라질 것이라고 합니다. 직종만이 아니고 아마추어 실력으로는 살아 남기 어려운 시대가 곧 닥칠 것 입니다. 오직 프로만이 살아 남는 시대가 온다는 것 입니다.
 
다가오는 뉴 노멀 ( New Normal )시대를 대비하여 지금부터 프로 정신을 가지고 프로답게 생각하고, 프로답게 행동하며, 프로답게 일을 해야 합니다. 그 길 만이 곧 닥칠 미래에 살아 남을 수 있는 길 입니다.
 
국가는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모든 공직자는 청렴한 일 처리를 보장할 때, 그리고 공, 사 ( 公私 )의 영역을 불문하고 사회 구성원들 모두 프로답게 일을 할 때만이 이무기가 승천 ( 昇天 )하여 용 ( 龍 )이 되는 길 입니다.
 
 
 
필자소개
 
본문이미지
 
 
 
 
 
 
 
 
 
정진태 (바른사회운동연합 회원)
 
() 독일 ZF Lemfoeder GmbH 한국 사장
() 현대자동차그룹 중국 지주회사 총경리
저서: 금지(禁止)된 고백(告白)
등록일 : 2018-08-22 09:12     조회: 1573
Copyright ⓒ 바른사회운동연합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