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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

자유기고 게시판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 열심히 일한만큼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사회,
우리가 추구하는 “바른사회”입니다.

장관은 아무나 하나

이건영 바른사회운동연합 자문위원

이건영 바른사회운동연합 자문위원

  2002년 대선 때 선거홍보영상 중 압권은 노무현후보의 ‘눈물’이었다. 기타를 치는 그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왜 눈물을 흘리는지 몰랐다. 국민들을 위한 눈물인지. 악어의 눈물인지.
  하여튼 착하기만 한 우리 국민들은 콧날이 시큰해서 같이 울었다. 선거전은 대성공이었다.
  그 이후 좌파정책은 ‘약자의 눈물을 닦아준다’는 감성적 표현으로 포장되었다. 이같은 ‘약자 코스프레’로 좌파는 서민들의 마음을 점령했다.
  서민들은 그들이 ‘힘있는 자들이 휘젖고 다니는 초원에서 초식동물로 살아가는 서민들’ 편이고 그래서 無垢하다고 믿어왔다. 

  과연 그럴까? 그들은 진정 乙이고 약자고 무구해서 끝없이 선한가?
  공직자들의 재산상황을 들여다보면, 놀랍게도 현 정부나 청와대 고위직에 있는 자들이 고액자산가들이다. 前 정부 또는 ‘강부자’라 불리던 前前 정부의 고위직들보다 평균적으로 더 부자다. 평균이 십몇 억원, 게다가 몇십 억이 넘는 재산가도 꽤 있다. 
  사회적 약자를 대변한다는 그들. 꼬박꼬박 월급을 저축해서 모은 돈이 아니라면 어느 틈에 이렇게 자산을 모았는가? 그들 상당수가 다주택자인 것을 보면 부동산투기에 성공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목포에 십여 채의 집을 사들여 타운을 만들려다 문제가 된 손혜원의원은 절대 ‘투자’지 ‘투기’는 아니라고 우긴다. 여론에 밀려 당원직만 내놓았다. 그들에게는 특별한 부동산 DNA가 있는가.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입 노릇을 한 김의겸. 그는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25억 부동산‘딱지’에 몰빵 투자했다. 재개발사업의 노른자위지역에서 관리처분인가 직전 구입한 빌딩으로 집 두 채, 상가 하나를 받게 되어 담박에 10억 이상의 이득을 보았다.
  사전 정보를 얻은 이해충돌로 봐야 할까? 멋 모르고 투자했다가 횡재를 한 건가? ‘노모를 위해서’, ‘아내가 나 몰래’ 라는 감성팔이식 변명에 국민들은 질린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할 당시 부동산경기가 심상치 않았다. 과거 노무현정부 때의 트라우마 때문이었을 것이다.
  국토부를 맡은 여장부 김현미장관은 초전박살의 의지를 보이며 여러가지 정책을 내놓았다. 그 이후 지금까지 11번의 정책이 융단폭격처럼 쏟아져 나왔다. 무식해서 용감했던 것이다.
  이 정책들은 좌충우돌, 도무지 방향도 틀렸고, 부작용 투성이었다.
  다주택자를 범법자로 몰아 국민의 재산권을 제한하고, 공시지가와 세금을 대폭 올리고, 재건축을 툇자놓고, 대출과 거래도 틀어막는 막가파식이었다. ‘살고 있는 집 빼고 다 파시라’는 말은 차라리 협박이었다.
  그래도 서민들은 숨 죽이며 집값 잡는다는 대의에 밀려 여분의 집을 내놓고 정책에 순응해 왔다.
 
  등잔밑이 어두웠을까? 아니면 스스로 정책효과에 자신이 없었을까?
  신문보도에 의하면 黨.政.靑에서 부동산정책을 주무르는 고위직 9명 중 6명이 아직도 다주택자란다. 안 팔고 버틴 것이다. 경제부총리, 장관(후보), 차관, 청와대비서관 등등. 정작 힘 있는 자들은 포탄이 쏟아지는 전쟁터 뒤에서 재테크를 즐긴 것이다.
  장관 밑에서 차관을 지낸 장관 후보자는 집이 세 채. 여기서 얻은 시세 차익만 25억이라는 보도가 있다. 청문회 직전 집 한 채는 딸에게 꼼수증여했다.
  앞에서는 투기 잡겠다고 호언하면서 뒤로는 투기를 했다면 위선이라기보다 사기다. 윗사람들이 이런데 부동산정책의 정당성을 누가 담보하나? 정부의 令이 서겠는가?
 
  그래도 그들은 당당하다. 딱지투기로 쫓겨나는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돈 벌면 한번 쏘겠다는 여유를 보이고, 대통령은 오찬을 베풀며 억울하지? 하며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는데, 감성이 넘쳐서 일까?
  대통령이 30억 빌딩주의 집걱정을 해주어야 하나, 직장 못찾아 헤매는 청년들의 등을 두드려 주어야 하나? ‘우리’ 대통령인가 ‘그들’의 대통령인가.

  때마침, 개각을 위해 7명의 장관 후보자들이 나섰고, 지난 주 청문회가 벌어졌다.
  장관은 아무나 하나. 공직은 공복이고 일종의 聖職이다. 애국심, 봉사정신이 밑받침되어야 한다. 합리적이고 공평무사해야 한다. 옥관자를 다는 대신, 그들이 가진 권력은 나라와 사회를 위해 써야한다. 그래서 높은 도덕성을 필요하다.
 
  그런데 청문회에서 시달리고 난 맨 모습을 보면, 일곱 명 모두 정승감으로의 품격은 찾을 길 없다. 
  그동안 탈세해온 수천만 원 세금을 청문회 전날 내고 나온 사람, 욕지거리에 가까운 말들을 입에 달고 살아온 사람, 위정전입 4차례에 입이 백 개라고 할 말 없지만 봐 달라는 사람, 다주택자에게 집 팔라면서 자신은 3주택자가 되어 죄송하다는 후보자, 자녀사랑이 지나쳐 유학 보내놓고 포르셰를 사주고 출장비 타서 만나러 다닌 후보자, 석박사 논문은 적당히 남의 것 베껴서 박사 소리 들어온 사람, 내로남불에 빠져 자신의 허물은 안보이는 후보자.
  모두들 코드만 쫓으며, 세상을 약게 살아온 흔적만 역력하다.
  그런데도 장관직에 대한 욕심은 감추지 않는다. 운동권이력을 앞세우며 乙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한다.

  현 정권이 임명한 대법관, 헌법재판관 15명 중 11명이 위장전입, 다운계약서의 전력이 있다고 한다. 이들이 위장전입, 다운계약서를 재판한단다.  
  이제 국무회의도 탈세자, 위장전입 범법자, 막말전문가, 표절박사, 투기꾼들이 접수하였다. 여기서 국가정책을 결정하고 책임지는 무거움을 느낄 수 있을까?
  대통령은 이들에게 임명장을 줄 것이다. 흠결많은 사람이 일 잘하더라고 썰렁한 농담도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렇게 정의롭고 공정사회로 가는 것인가?

  장관자리를 탐하는 사람들이여. 부지런히 표절하고 부동산투기하고 음주운전, 위장전입전력 등 스펙을 쌓기를.
  - 농담입니다.

(* 이 글을 쓰고 난 다음 장관후보자 2명이 철회 및 자신사퇴로 물러났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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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영 박사(바른사회운동연합 자문위원)
 
미국 노스웨스턴대 도시계획학 박사
건설부차관
국토연구원장
교통연구원장
중부대 총장
단국대 교수

등록일 : 2019-04-01 11:11     조회: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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