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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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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 열심히 일한만큼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사회,
우리가 추구하는 “바른사회”입니다.

더 늦기 전에 어린이 생명윤리교육을 !

조갑출 바른사회운동연합 운영위원

조갑출 바른사회운동연합 운영위원

   요즘 서점가의 아동도서 코너에 가보면 인간복제니, 게놈프로젝트, 생명과학 이야기 등등의 표제어가 붙은 서적이 앞다투어 출간되고 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클로닝에 관한 서적이 만화형태로나 또는 일반 서적 형태로 어린이 고객층을 파고들어 있음을 느낀다. 독자의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한 이러한 간행물들은 하나같이 생명과학, 유전공학 산업의 밝은 면을 부각시켜 장미빛 신나는 첨단과학에 대한 설레임으로 어린이들을 전율케 한다. “과학이라는 단어만 붙으면 맹목적으로 믿고 수용해버리는 부모들은 마치 이런 서적을 접하지 않으면 자녀들이 뒤처진다는 듯이 무조건적으로 이러한 서적에 아이들을 노출시킨다.

   그러나, 어떠한 현상이든 그 빛과 그림자는 공존하게 마련이어서 그 강점과 문제점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한 시도가 없이 어느 한쪽 면을 부각시켜 편향된 시각을 갖게 한다면 그건 일종의 세뇌일 것이다. 특히, 삶의 철학과 인성, 가치관을 형성해가는 과정에 있는 성장기의 어린이에게 사안에 대한 균형잡힌 사고와 세계관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끄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가 정녕 미래의 생명계 교란과 생명에 대한 가치관 혼돈을 걱정한다면 먼저 미래세대를 이끌어 갈 주역이 될 어린이들에게 인간복제, 낙태, 안락사 등 생명윤리적 논제에 대해 그 이점과 해악, 그 옳고 그름에 대해서 일깨우는 일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우리가 생명에 대해 무엇을 해야 하며, 무엇을 하지 않아야 하는 지에 대해 바른 가치관을 가진 아이들로 자라게 해야겠기에 마음이 다급해 짐을 숨길 수 없다

   이미 물질만능적 사조에 길들여지고, 과학의 노예가 되어 버린 어른을 대상으로 하여 생명윤리의식을 일깨우는 것 보다는 아직 사고의 틀이 굳어지지 않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교육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므로, 더 늦기 전에 어린이 생명윤리교육을 시작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자잘한 얘기들, 우리들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례들, 뉴스보도에 등장하는 이야기들 등을 통해 생명의 안전, 생명존중을 위해 합당한 것인지를 따져 보는 습관을 가지도록 어린이의 생각을 훈련하는데 힘써야 한다. 그들이 다음에 훌륭한 과학자로 자라났을 때에도, 과학자로서 인류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 될 것이기에 어린이생명윤리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면 과연 어린이들에게 생명윤리를 가르칠 수 있는가
어린이라는 단어 옆에 윤리”, “생명윤리라는 단어를 붙여 놓고 보면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말의 조합인 듯 보이기도 하다. 혹자는 윤리 얘기가 나오면 어른들도 골치 아파하고 논쟁을 피하려 하는데, 애들한테 너무 어렵지 않아안될 것 같은데.....” 라고 걱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접근하는 노력이 있다면 아이들은 그 나름대로의 능력에 맞게 생각을 키워가고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는 잠재력을 분명 가지고 있다나는 그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싶다.

   철학은 어려운 학문이고 어른들의 전유물처럼 생각하던 1980년대에 어린이에게 철학을 공부하게 하는 조용한 시도가 한 대학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어린이들에게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관을 키우게 하는 이러한 노력은 성공을 거두어 어린이철학교육연구소라는 단체로 성장하였다. 방학이면 어린이 철학캠프를 열었고, 주말 마다 여는 어린이철학교실도 의식있는 부모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성공을 거두었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을 위한 철학교재를 출판하기도 하였는데, 생활 속의 작은 이야기를 통해 철학하는 아이로 키우게 하는 노마시리즈의  책이나 논리시리즈는 어린이들의 필독서가 되다시피 했다.

   또 하나의 사례를 더 들어 보자면, 필자는 오래 전에 4회 발간되는 어린이적십자지를 통해  1년간 연중기획칼럼으로 어린이생명윤리 이야기를 게재한 적이 있다. 깊이 있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어린이들에게 생명윤리의 개념을 소개하려 노력했다놀랍게도  그 칼럼에 흥미를 가지는 어린이들이 많았고, 이메일로 펜레터를 보내는 아이들도 있었다놀랍지 않은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아이들은 훨씬 더 커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던 경험이다.

   이러한 사례들을 빌어서 생각해 본다면, 어린이 생명윤리교육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학세계의 빛과 그림자를 알게 하고과학이라는 이름 하에 간과할 수 있는 '인간생명의 안전' 문제, ‘생명에 대한 외경심과 존엄성의 훼손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게 해야 한다. 어린이들에게 생명윤리 교육을 통해 인간으로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 해도 되는 일, 해서는 안되는 일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 어른들의 몫이며, 더 늦기 전에 시작해야 일이라고 본다.

 

# 필자가 다른 곳에 기 게재했던 원고를 다시 수정한 것임을 밝힙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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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출 부총장(바른사회운동연합 운영위원)

연세대학교 대학원 졸업(간호학박사)
적십자간호대학 총장
현) 중앙대학교 간호부총장 겸 건강간호대학원장
삼성꿈장학재단 이사
올바른양육연구소 대표
바른사회운동연합 운영위원

등록일 : 2019-04-30 15:18     조회: 1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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