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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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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 열심히 일한만큼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사회,
우리가 추구하는 “바른사회”입니다.

늙은이와 어르신

정진태 *바른사회운동연합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前 독일 ZF Lemforder AG 한국 사장 *前 현대자동차 그룹 중국지주회사 사장 **저서: 니누꼬?(2020년)

늙은이와 어르신


 어느덧 세월이 흘러 칠십 중반을 넘어 팔십 줄에 가까이 오니 노인이 되었습니다.

걸어온 길보다 가고픈 길이 더 많은 인생 길인데 벌써 노인이라니 좀체 믿어지지 않습니다.


노인이란 나에게 올 것 같지 않던 시간이요 전혀 걸어보지 않을 길이요 삶이었습니다.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삼인칭 He 요, They였습니다. 일어난 일들은 It was 나 That was 그 자체였고 그저 남의 집 불 구경하던 그 시절 그 때의 일이었습니다.


이런 생소한 노인 세계에 들어와 주위를 둘러보니 노인 세계에도 두 부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늙은이로 불리는 부류와 어르신으로 불리는 부류입니다.


늙은이로 불리는 부류는 사라진 청계천 헌 책방 한 귀퉁이에 처 박혀 먼지를 뒤집어쓴 헌 책처럼 누구도 찾아주지 않는 세상 한 귀퉁이에 처박힌 노인을 일컫는 말로 요즘 말로 수구 꼴통, 꼰대라고 불리기도 하는 부류입니다.


반면 어르신은 학식이 있고 행동이 모범적이며 젊은 세대들이 본받을 만한 노인의 부류를 말하는데 이들은 경제적 여유도 있고 몸에서 향기도 나고 유모와 말에 윤기가 흐르는 부류를 말 합니다.


그런데 이런 노인의 호칭 즉 늙은이인지 어르신인지의 분류는 노인 스스로 매김하는 것이 아니고 젊은이들이 그들의 잣대로 판단해 붙여지는 호칭입니다. 


우리가 사는 공동체 사회에서는 노인은 어르신으로 불리며 존경받는 노인이 되기를 바라나, 선거철이 되거나 정치 세계로 들어가면 점잖은 어르신이 갑자기 늙은이로 신분이 바뀌어 수구 꼴통 꼰대 취급을 당하니 어리둥절합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소위 늙은이를 싫어하는 대표적 언어인 “나 때 (라테)는 말이야 “때문에 졸지에 꼰대 커피로 전락한 카페 라테도 눈치가 보여 아메리카노로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카페 라테를 한 모금 입에 넣고 윗 입술에 살짝 남은 생크림 우유를 혀 끝으로 핥을 때의 달콤한 맛을 잃어버리고, 이제 그윽한 향기를 즐기려 아메리카노로 피신을 했는데 젊은 언어의 마술사들이 언제 또 아메리카노를 줄여 “아노“ 커피라 부르며 친일파 꼰대 커피라 부를지 그리고 또 다시 피신할 곳을 찾아야 할 운명에 처해질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돌이켜 보건대 과거는 노인의 시간이었다면 현재는 청, 장년의 시간입니다. 그러나 다가오는 미래는 꿈을 가진 사람들의 시간입니다. 미래는 성별도 나이도 묻지 않습니다. 누구나 꿈을 가지고 있다면 미래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정치는 젊은이들에게 맡기고 수구꼴통들은 물러나라고요?  흔히들 정치는 봉사하는 자리가 아니고 수많은 특권으로 권력을 누리는 자리로 잘못 알고 있는 군상들이 그런 주장을 합니다. 꼰대들은 그동안 많이 즐겼으니 그만 물러나라. 우리도 좀 즐기게……..?


젊은 양반 들이여, 옛 말에 고진감래 (苦盡甘來) 라는 말이 있듯 매사 모든 것이 견딤이 있은 후에 쓰임이 있는 법입니다. 견딤도 견뎌보지 않고 쓰임부터 바라는 그대들이 나중에 노인이 되어 늙은이 소리 듣게 되는 겁니다. 세상 살면서 연륜 있고 산악 전, 육상 전, 해상 전, 산전수전 (山戰水戰) 다 겪은 어르신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손해보지 말고 살기 바랍니다. 


그리고 또 하나 살면서 두 여자의 말은 꼭 들어야 손해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 여자는 부인이요. 다른 한 여자는 네비게이션 속의 여자입니다.


더 길게 이야기하면 또 늙은이 소리 들을 테니 그만 하겠습니다.

 

등록일 : 2024-09-20 12:59     조회: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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