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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이 할퀴고 지나간 상처

이건영 바른사회운동연합 자문위원

작은 나라에 조국이 할퀴고 간 자국, 그 상처가 너무 깊다.
한 달이 지나도록 좌파와 우파가 피터지게 싸웠다. 지금도 진행형이다. 한쪽에선 키 큰 사람은 장관이 될 수 없다는 식이고, 다른 쪽에서는 미남이 장관에 앉아야 검찰개혁이 된다는 식이다. 

무식한 나는 법무장관이란 회전의자에 앉아 폼만 잡는 자리인 줄 알았다. 검찰업무는 총장에게 넘겨주고, 교도소나 관리하며 그저 예산, 인사문제 같은 뒷바라지하는 자리인 것이다. 
미국은 법무장관만 secretary가 아니다. attorney general. 법무장관직과 검찰총장직을 같이 수행하니 무게가 간다. attorney니까 당연 bar member가 아닐까(?) 
우리는 혹시 선무당이 검찰개혁 하겠다고 덤비는 것은 아닌가?

청문회에서 나타난 사실만 보아도 조국은 장관 특히 법무장관으로 부적합하다. 우리는 장관이 성인군자이기를 바라지 않는다. 최소한의 도덕성과 양심을 갖추면 된다. 그런데 조국은 아니다. 그는 과욕으로 점철된 자기과신증 위선자일 뿐이다.   
 조국은 고등학생인 딸과 아들의 스펙을 10여개나 가짜(혹은 진짜)로 만들어주고, 낙제를 하거나 학교에 나가지 않아도 척척 장학금을 받도록 해 주었다. 가족펀드를 만들어 운영했고, 그 가족들은 학교재단의 돈을 빼내어 재단을 빈 깡통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의 ‘神의 더러운 손’은 감추어져 잘 보이지 않는다. 기자간담회란 이름으로 11시간동안 모든 공중파방송 중계권을 얻어, ‘몰랐다. 정말 몰랐다, 딸이 있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식의 현란한 변명을 늘어놓았지만, 결과적으로 거짓과 위선의 자국은 군데군데 남겨 놓았다. 

지난 한달 동안의 曺國戰爭은 우리나라 사회에 엄청난 상처를 입혔다. 소모적인 전쟁이었다. 우선, 나라가, 전 국민이 정확히 두 쪽으로 갈라졌다. 좌파와 우파. 어차피 하나가 될 수 없다면 끼리끼리 가자. 이것이 좌파정부의 통치철학이다. 

대통령의 특기는 갈라치기다. 대통령이 반대여론이나 조국의 비리를 모르고 그를 임명했다면 나는 이런 글을 쓰지 않을 것이다. 우파를 자극할 대리전의 선수로 조국을 차출한 것이다. 이번에 살짝 불리한 여론을 뒤집기만 하면 너는 차기 후보야. 검찰만 팔짱끼고 있었으면 이렇게 스텝이 꼬이지는 않았을 터인데. 불법은 아니라고 대통령이 스스로 멘트를 넣었으니 먼 친척이나 펀드관계자에서 희생양을 찾으려나? 
   
그래도 조국선수에 대한 좌파의 성원은 도를 넘었다. 청와대는 물론 여권 전체가 조국을 집중호위하는 치어리더가 되었다. 비리와 거짓이 계속 드러나는데도 ‘조국찬성’의 인기도가 더 오른 것은 좌파의 가려진 良心 탓일까? 조국을 사랑하는 좌파 눈에는 미남얼굴만 보이고 거짓이나 반칙은 안 보이는 것이다. 사이비 종교 같은 집단최면이다. 조국은 언론에서 처참할 정도로 얻어터진 대가로 그들의 영웅이 되었다. 어느 틈에 대선후보 3위의 반열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조국사건으로 그동안 숨겨온 운동권좌파의 민낯을 들키고 말았다.
우파는 능력은 있지만 썩었고, 좌파는 능력은 부족해도 깨끗하다는 게 일반의 정설이었다. 가난하지만 스스로 주머니를 털어 약자의 눈물을 닦아준다는 게 좌파의 긍지였다. 이 같은 약자 코스프레는 그들을 끝없이 착하고 선하게 보이게 한다. 그렇게 ‘정의’를 독점해 왔다.
 
조국은 수만 명의 팔로우어를 가진 수재형의 좌파이론가였다. 그는 과거 보수정권을 추상같이 몰아쳐대었다. 절절히 옳은 지적이 많았다. 이명박도 박근혜도 그의 공격을 두려워하였다. 이번에 언론이 새삼 공개한 ‘그때의 조국의 말들’을 보면 바로 지금의 자신에 대한 비판글인 것이다. ‘조로남불’이란 위선의 두 얼굴이다.

실상 좌파가 독점해 온 정의는 ‘좌파스러운 정의’였다. 강남좌파들이 자녀들을 ‘흙수저다운’ 떳떳한 교육과정을 거치도록 했을까? 대개 그들은 ‘조국캐슬’을 거친다.
조국은 한 발 더 나아가 직위를 이용해 아들 딸들에게 불공정 스펙을 쌓아주고, 고등학생이 의학논문의 저자가 되는 희한한 일도 주고받으며, 시험도 안보고 대학에 보내었다. 그리고 난 다음 좌파교육감들은 그 따위 특목고 자사고 이젠 필요 없단다. 대통령은 수시제도도 고치란다. 전담 컨설턴트를 두고 가족펀드를 만들어 돈을 굴려왔으면서 소득세는 몇 년 째 안내고 있었다면 체납인가 탈세일까? 조국은 그저 몰랐다고 한다. 외면한다고 불법이 가려진다면 그건 좌파스러운 정의일 뿐이다.
이런 일그러진 민낯은 더 위선이고 더 사악하고 이기적이고 기회주의적이다.
 
지식인들의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주었다.
지금까지 통상 정치인들이나 기업인들이 부패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대학이나 학교재단만은 마지막의 보루라고 여겼다. 조국도, 부인도 대학교수 출신이기에 얼마나 깨끗하랴.
그런데 이번에 뚜껑 열린 것이 학교다. 조국이 있던 서울대에서도 악취가 풍긴다. 지도교수도 모르는 장학금이 지급되고, 이런저런 교수들 지시로 하지도 않은 인턴수료증이 나오고 어느 프로그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기획된 것이다. 이런 것들은 대학, 대학원입시, 유학 등에 긴요한 경쟁서류들이다. 고등학생을 논문의 저자에 올려 준 교수는 무엇을 얻었을까? 엉터리 인턴수료예정서를 발급해 준 교수는 지금 어디 원장이 되었는가? 낙제생에게 꼬박꼬박 장학금 준 교수는 어느 자리를 잡았는가?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이리라. 전국의 대학생들이 시험 다시 보자고 나올지도 모른다. 누가 누구의 인생을 망쳤는가? 실력이 부족하여 낙방하는 건 인정하지만 누군가 권력을 이용해 새치기 때문에 밀리는 건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祖國의 상처는 바로 우리의 상처다. 그 상처는 오래갈 것이다. 부디부디 오래 버티길.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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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영 박사(바른사회운동연합 자문위원)
 
미국 노스웨스턴대 도시계획학 박사
건설부차관
국토연구원장
교통연구원장
중부대 총장
단국대 교수

등록일 : 2019-09-19 10:38 | 조회: 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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