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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이름으로 벌어지는 황당한 이야기

이건영 바른사회운동연합 자문위원

‘개혁’이란 말은 아름답다. 개혁한다는데 누가 반대하나?
사회에는 처음부터 잘못된, 그리고 시대흐름에 따라 고쳐나가야 할 제도나 관행들이 많다. 사법개혁, 언론개혁, 교육개혁, 세제개혁, 행정개혁, 노사개혁, 재벌개혁 등등. 국가제도 뿐 아니라 회사나 작은 동아리 규율에도 손보고 싶은 것이 많다. 

그런데 왜 갑자기, 범죄와는 거리가 먼 평범한 국민들은 알지도 못하는, ‘검찰개혁’을 가지고 우리사회가 시끄러운가? 나라가 두 쪽이 났는가?
윤석열 탓이다. 대통령이 자기가 임명한 검찰총장한테 발등이 찍힌 것이다. 지난 2년간 윤석열이 적폐청산이란 이름으로 야당 뿌리를 뽑는데 공을 세웠다. 그래서 검찰총장이 되었다.
그런 그가 대통령이 총애하는 장관을 향해 칼을 빼어든 것이다.
이 무슨 재앙인가? 청와대와 여당이 기겁을 하며 검찰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들 눈에 검찰은 변심한 조폭집단으로 보인 것이다. 윤석열은 할 일을 한 것뿐인데.     
민변출신 법무부 간부는 ‘검사들의 상판때기를 갈겨주고 싶다’고 했다.
검찰개혁이 ‘검사들 상판때기’를 갈겨주기 위해 시급해진 것이다. 
  
문재인정권도 이제 기울고 있다. 레임덕이 나타나고 半통령이 될 것이다. 그리고 눌려있던 집권 핵심부의 비리가 터져 나오게 마련이다. 과거 정권 때도 늘 그랬다. 이번에는 ‘날이 잘 드는’ 윤석열 특수부 칼이 나설 것이다. 집권층은 윤석열이 무서울 것이다. 내 편인 줄 알았는데. 이래서 공수처가 절실하다.
만약 공수처가 있었다면 조국一家 사건은 조용히 포장하여 땅 깊숙이 묻어버렸을 것 아닌가?

검찰개혁이란 검찰의 중립성 확보가 관건이란 것은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
문재인도 자신의 ‘운명’이란 책에서 “(노무현시절)우리는 검찰개혁의 출발선을 검찰의 정치적 중립으로 보았다”고 썼다. 지당한 말이다.
항상 권력과 야합한 정치검찰이 문제였다. 과거 많은 집권자들이 검찰을 충견처럼 부렸고, 또 검찰 스스로 충견을 자처하였다. 그러나 시대가 지나면서 대통령이나 장관도 검찰 수사에 간여하지 못하는 관례가 하나하나 쌓여왔다. 송광수총장는 대통령의 전화를 정중하게 거절했고, 김종빈총장은 법무장관의 수사지휘를 거부하며 사표를 썼다.
이렇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판례처럼 기정사실화되어 나름 검찰의 위상도 차차 안정되는 판국이었다.
 
그런 판에 검찰의 중립성을 흔들어댄 것은 대통령 아닌가? 대통령이 조국 수사를 빌미로 인권수사를 하라, 법무부의 감찰을 강화하라, 등등 수사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며 검찰을 겁박하지 않았는가? 조국사랑이 넘쳐서 조국수호와 검찰개혁을 헷갈린 것이다. 여당은 주말마다 대검 앞에서 관제데모를 열어, 윤석열의 배신에 쓰린 속마음을 여과 없이 드러내었다. 그래서 ‘검찰’이 타의에 의해 다시 정치 한복판에 내던져졌다. 
 
나는 법학도는 아니다. 그러나 검찰개혁이 국민을 위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지 조국식, 또는 문재인식 개혁으로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정도는 안다.
검찰개혁에 대한 집권층의 잘못된 인식은 아이러닉칼하게도 조국으로부터 출발한다.
조국은 검찰이 ‘통제되지 않은 권력’이라며 ‘검찰이 밝은 세상으로 나오도록 계속 감시하고 회유하고 채찍을 휘둘러야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검찰의 힘을 빼고, 법무부와 공수처가 검찰을 장악하는 것이 검찰개혁의 출발점으로 보았다.
아마도 윤석열이 없었다면 이같은 시나리오에 따라 검찰은 문재인과 조국 밑의 온순한 충견이 되었을 것이다. 
 
이런 공수처 발상부터가 반개혁적이다. 
공수처는 검찰 위에 검찰이다. 고위공직자의 부패를 근절하고 통제받지 않는 권력을 성역없이 수사하자는 취지에서 제안이 되었다. 설립취지는 우아하다.
어느 기관이나 마찬가지지만, 선한 방향으로 운영한다면 공직사회 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약이 독이 되고 독이 약이 될 수 있다. 자기편만 감싸는, 정권연장에 목을 걸고 있는, 좌편향된 대통령을 믿을 수 있을까?     

당연히 공수처장과 검사들을 코드에 맞춰 임명할 것이다. 주로 민변출신이 차지할 것이다. 최근 조국을 싸는 도는 여권의 황망한 행태를 보면 공수처는 정치물에 흠뻑 배인 권력기구가 될 수밖에 없다. ‘제왕적’대통령이 거느린 직속사찰기구가 되는 것이다. 
집권층에는 면죄부를 주고, 야당 성향의 고위직 인사들은 감시하며, 특히 ‘검사’와 판사, 그리고 軍을 확실하게 통제할 것이다.
   
대통령은 국회연설에서 전 정권때 때 공수처가 있었다면 국정농단도 없었을 것이라고 하였다. 과연 박근혜 휘하의 공수처가 최순실을, 우병우를 수사하고 기소할 수 있었을까? 
검찰을 무장해제하고, 우월적 기능만을 공수처가 물려받으면, 무소불위의 공수처는 누가 견제하나?
 
공수처는 검찰업무를 분할하는 것이다. 새로운 기관을 만들어 업무를 쪼갤 당위성이 없다.
경찰과 얽혀있는 수사권, 기소권 문제는 조정하면 된다.
공수처 대신 검찰청 내에 해당 전담부서를 만들자.
지금의 특수부를 없애고 ‘공수부’가 되는 것이다. 과거 중수부, 특수부 등이 오락가락한 것은 정치바람 탓이다.
그래봤자 윤석열 밑 아니냐고? 맞다. 그게 어떤가? 

대통령이 진정 검찰개혁을 원한다면 검찰이 중립화, 비정치화하도록 윤석열을 도와주어야 한다. 검찰 그리고 윤석열에 대한 미움을 지우고, 그를 믿는 것이다. 검찰의 ‘힘빼기’ 보다 스스로 개혁하도록 하는 것이다. 조금씩 성과가 나고 있다.
짧은 조국장관시절 법무부가 빼앗아 온 예산, 인사, 감찰권도 돌려주어야 한다(주)
 
대통령은 스스로 윤석열에게 당부하지 않았던가? “집권층의 비리도 엄정하게 다스려 달라”고.
그래야 공정한 검찰, 공정한 사회가 열린다.

주) 사람이름 뒤에 직위 및 경칭을 생략하였음.
   청 단위 국가기관 중 자율적 인사권이 없는 곳은 검찰청 뿐이라고 함.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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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영 박사(바른사회운동연합 자문위원)
 
미국 노스웨스턴대 도시계획학 박사
건설부차관
국토연구원장
교통연구원장
중부대 총장
단국대 교수

등록일 : 2019-10-23 13:00 | 조회: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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