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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소리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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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검찰총장과 東門黃犬 (권력만 좇다 패가망신)

바른사회운동연합

필자 : 김종민 변호사 (공동대표, 煎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차기 검찰총장과 東門黃犬
(권력만 좇다 패가망신)

필자 : 김종민 변호사 (공동대표, 煎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문재인 정권 4년의 검찰은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도 볼 수 없었던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검찰이다. 집권 여당 대표 출신의 법무부 장관은 수사지휘권과 감찰권을 무차별 발동하고 검사인사권을 남용해 정치권력이 검찰 수사에 직접 개입하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 집권 초기 적폐수사의 정치적 도구로 검찰을 이용할 때는 서울중앙지검 4차장까지 신설하며 직접 수사를 독려하더니 검찰의 칼날이 집권세력의 권력비리로 향하자검수완박을 외치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검찰을 무력화시켰다. 아무런 혐의 없이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강행해 결국 사임하게 만들었고, 권력의 주구(走狗)를 자처하다 부하 검사들로부터 공개적으로 불신임을 당한 서울중앙지검장도 처음 경험하는 것이었다.

 

저서검찰을 생각한다에서 문 대통령은검찰이 정치권력의 요구에 맞춰 사건을 처리하기 때문에 공평함을 생명으로 하는 법치주의가 무너진다. 정권이 권력기관을 사유화하게 되면 공동체의 유지·존속을 위해 사용해야 할 권력기관을 정권의 유지·존속을 위해 사용하기 때문에 정권의 권력기관 사유화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과연 문 정권의 검찰개혁은 정권의 검찰을 국민의 검찰로 되돌려주는 것이었는가. 시대적 과제였던 검찰개혁이 중국식 공안통치 체제를 구축하고 검찰을 정권에 예속시키기 위한 허울 좋은 명분은 아니었는가.

 

검찰은 사법부와 더불어 헌법과 법치주의의 수호자이자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는 국가기관이다. ‘엄정공평(嚴正公平) 불편부당(不偏不黨)’의 검찰 정신은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말고 권력형 부정부패와 거악(巨惡)을 척결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다. 많은 권력 연루 범죄가 있고, 대통령 선거도 다가온다. 검찰총장에 내정된 김오수 전 법무차관의 최우선 과제는 정권의 검찰총장이 아닌 대한민국의 검찰총장으로서 지난 4년간 정권에 의해 만신창이가 된 검찰을 바로 세워 법치주의와 형사사법정의를 회복하는 것이다. 검찰의 독립을 수호하고 정치적 중립을 확고히 지켜내 부적절한 과거와 완전히 단절함으로써 국민의 검찰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지금보다 더 어려웠던 시절에도 검찰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한 검찰총장이 많았다. 이승만 정권 당시 정권과 대립하다 서울고검장으로 좌천당하는 수모를 감수했던 제2대 김익진 검찰총장이 그랬고, 1982년부터 2 9개월간 재직한 제19대 김석휘 검찰총장도 한국 검찰사에서 존경받는 총장 중 한 분이다. 군사정부의 압력으로부터 검찰권 행사가 자유로울 수 없던 서슬 퍼런 5공 시절이었지만 김석휘 총장은검사들이 소신 있게 일하는 것이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물론 정부에도 이익이 된다며 검사들이 흔들림 없이 수사할 수 있도록 온몸으로 외풍을 막아주었던 검찰총장의 표상이었다.

 

재앙을 뜻하는 영어 ‘disaster’는 사라진다는 ‘dis’와 별을 뜻하는 ‘aster’를 합친 것이다. 먼 옛날 사막이나 망망대해를 건널 때 별이 사라지면 바로 재앙이 됐을 것이다. 법치주의와 사법정의라는이 사라지는 것은 국가적 재앙이다. 박범계 법무장관이 차기 검찰총장 인선과 관련해대통령의 국정철학 상관성을 언급한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 법치주의의 본질은 자의(恣意)에 의한 지배를 방지하고 권력의 오·남용을 배제하고자 하는 것인 만큼 김오수 차기 총장 후보자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이나 의중을 살펴서는 안 된다. 오직 국가권력을 법에 구속시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옹호하는 법의 지배가 실현되도록 해야 할 사명만 있을 뿐임을 깊이 새겨야 한다.

 

중국 최초의 통일제국인 진나라 건국의 일등공신 이사(李斯)는 진시황 사후 실권을 장악한 간신 조고에 의해 형장으로 끌려갈 때 아들을 붙잡고너와 내가 다시 누런 개를 이끌고 함께 상채(上蔡)의 동쪽 문을 나와 토끼를 잡으러 가고 싶어도 더 이상 그럴 수 없구나라고 울었고 결국 삼족이 멸문을 당했다. 법무차관 시절 친정권 행보로 우려를 키운 김 후보자는 검찰의 존재 이유를 명심하고 권세만 좇다 스스로를 망치는동쪽 문의 누런 개(동문황견·東門黃犬)’ 고사 신세가 되지 않도록 유념할 일이다.

 

[출처 : 문화일보]

등록일 : 2021-05-04 17:46    조회: 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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