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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당쇄신이 선거 필승 전략이다

바른사회운동연합







필자 : 이승훈

(바사연공동대표, 서울대 명예교수)



국민의힘의 당쇄신이 선거 필승 전략이다

 

   박근혜 전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으로 취임한 뒤 나라발전연구회의 월례회의에 참석하여 특강을 한 적이 있다. 1야당이 여성이자 역대 가장 젊은 인사를 대표최고위원으로 선출하면서 획기적 혁신을 기대한 사람은 나만이 아니었다. 당시 한나라당은 경제개발이라고 하는 혁혁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기득권 정당이라는 낙인에 걸맞게 서서히 침몰하는 중이었다. 성장과 분배를 내걸고 거대 양당이 대결하는 정치구도에서 보수의 가치는 한나라당의 전유물이 되었기에 자유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선택은 한나라당일 수밖에 없었다. 새로이 등장한 젊은 지도자가 이 당을 기득권으로부터 되찾아 새 피로 환혈해 줄 것을 간절히 바란 사람은 하나둘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날 박대표는 막 장악한 당권을 안정시키고 강화하는 것이 급선무인 듯하여 실망스러웠다.

 

기득권 정당의 오명에 무너진 보수 가치

 

  정당의 기득권 구조를 타파하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당권을 유지하려면 당심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데 보통 기득권 세력이 당심을 장악한다. 추대되었어도 아직 안정된 지지세력을 확보하지 못한 당대표로서는 이들과의 싸움이 힘겹다. 섣불리 나섰다가 이미 대외 홍보망까지 잘 구축해 둔 기득권 세력의 여론전 표적이 되면 신임 당대표는 자칫 어렵게 잡은 당권은 물론 다른 정치 기반도 잃고 몰락하기 일쑤다. 당권을 잡고도 당의 체질 개선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많다.

 

  20여 년의 세월 동안에도 한나라당-새누리당은 기득권 정당의 이미지를 떨쳐내지 못한채 끝내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당하고 이명박 대통령도 영어의 몸이 되었다. 그 틈을 타서 민주당이 총선에서 180석 가까이 차지하는 동안 제1 야당은 겨우 100석 남짓한 성과로 참패하였다.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만 볼모로 잡으면 영생할 줄 알았던 기득권의 횡포가 결국 엄청난 국민 심판을 받고 만 것이다. 국민의 쇄신 요구를 수용하는 척 당명은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그리고 미래통합당을 거쳐서 국민의 힘으로 몇 차례나 바뀌었지만, 명칭이 저토록 유전하는 사이에 당의 실체는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여당의 엄청난 실수로 생긴 시장 재보선 기회에서 국민의힘평당원이 비주류 후보를 선출한 것은 기득권 주류에 대한 문책이었다. 이들은 선거에서 맹활약한 30대 인사를 당대표로 선출하는 이변을 일으켰고 대통령 후보도 입당한지 4개월 남짓한 사람을 뽑았다. 드디어 기득권층이 최고 수뇌부에서 밀려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연전연패하면서 보수의 가치가 궤멸의 위기에 몰리자 국민의힘평당원들이 나서서 체질 혁신의 장을 열어 놓았다.

 

평당원들이 열어 놓은 혁신의 장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기득권 세력의 힘은 만만치 않다. 주위의 우려가 적지 않은 가운데 등장한 30대 당대표의 언동은 하나하나가 화제꺼리였고 참신하다는 평과 무모 무례하다는 평이 함께 나돌았다. 30대에 보수야당의 대표로 선출된 사람의 정치적 야심은 너무나 분명하고 이 야심을 펼치려면 당을 실효적으로 장악해야 한다. 당연히 당내 기득권 세력과 충돌하게 되어 있다. 젊은 대표가 막강한 기득권 세력을 제압하는 데는 강력한 우군이 필요한데 이준석 대표는 당에 대한 영향력이 큰 외부인사 김종인씨의 도움을 원했던 것 같다. 때마침 윤석열씨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면서 신진인사인 윤석열-이준석 지도부가 합심하고 김종인씨가 도와주는 구도가 가능해졌다. 세 사람의 협력이 성사되면 국민의힘은 기득권 정당의 낙인을 털어버릴 절호 개혁 기회를 맞게 된다.

 

  그러나 반대파도 만만치 않았다. 젊은 당대표의 무례한 언동과 김종인 상왕설을 잘 이용하면 윤석열 후보를 이 둘과 갈라칠 수 있다. 이 작전이 실제로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윤후보가 최대한 노력해도 김위원장은 파리떼의 위험을 끊임없이 경고하면서 참여 유보의 뜻을 굽히지 않았고, 급기야 김종인 없는 선대위 출범이 불가피한 듯 보였다. 모든 것이 김칫국부터 마시는 권력 싸움으로 비치면서 윤후보의 지지율은 급락하였다. 한술 더 떠서 당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지방으로 내려가면서 상황은 더 나빠지고 여당 쪽은 소위 골든 크로스의 지지율 역전이 눈앞에 온 것처럼 기세를 올렸다. 윤후보의 지도력을 의심하고 이대표의 무책임을 탓하는 소리가 높아지면서 정권 교체는 물건너 가는 듯 보였다.

 

--이 체제의 당쇄신은 대선 필승 전략이다

 

  그런데 윤후보가 이대표와 울산에서 전격적으로 회동하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두 사람은 화해했고 김종인씨도 선대위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윤후보의 백기 투항이라는 비난과 미봉책일 뿐이라는 평가절하도 있지만 내 생각에는 윤후보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한 것 같다. 정치 입문 4개월인 윤후보는 당내 기반이 약하다. 별로 우호적이지 않은 당대표를 상대하려면 기득권 세력에 의존하는 것이 편하다. 그런데 당대표와 대놓고 적대하는 것은 대선 포기와 같다. 대선 포기는 당대표에게도 큰 부담이다. 멍청한 치킨게임보다는 늦기 전에 만나야 하고 직접 만나서 대화해보니 서로 적대할 일이 아니었다. 대표의 요구가 제 세력 확대인 줄로만 알았는데 당 쇄신의 노력인 측면도 있다. 또 우리나라와 같은 제왕적 대통령제에서는 일단 당선하면 권력 분점은 대통령 마음이니 김종인 상왕론도 부질없는 이야기다. 결국 그동안의 밀고당기기는 후보가 대표의 당쇄신 의지를 확인하는 과정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대표가 앞으로 큰 꿈을 펼치려면 국민의힘을 대폭 쇄신해야 하는데 쇄신은 물갈이다. 물갈이를 당대표의 사심으로 보는 의심도 가능하나 기득권 정당이라는 오명을 씻지 못하면 보수의 가치는 공념불이다. 윤후보의 대선 승리에도 이 물갈이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김종인 위원장이 추천하는 금태섭, 임태희, 그리고 윤희숙 등 인사들의 면모를 보면 기득권 세력을 대체할 자격이 충분하고 보수 깃발의 기수로 클 만한 인재들이다. 보수 야당의 몰락은 보수 가치 때문이 아니라 당을 지배해온 기득권 세력 때문이었다. 이제 윤석열-김종인-이준석 체제가 상왕론이나 권력욕에 사로잡힌 당대표를 거론하며 저항하는 당내 기득권층을 제대로 제압하면 대선 승리도 함께 얻을 것이다.


등록일 : 2021-12-06 10:51     조회: 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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