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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통령에 바란다] 부동산·재정 정상화 서둘러야

이승훈 * 서울대 명예교수 *바른사회운동연합 공동 대표

 

[새 대통령에 바란다] 부동산·재정 정상화 서둘러야

   

(2022. 03. 10. 세계일보게재)

 

시장 역행하는 정책은 백전백패

 

공급 늘려 투기이익 실현 억제를

 

부채비율 상승은 경쟁력 저하

 

재정건전성 등 각별히 관리해야

 

 

 문재인 정부 시대를 마감하는 대선이 끝났다. 국내외적으로 소용돌이가 심상치 않은 터라 새 정부의 책임은 막중하다. 장기화한 코로나 사태 속에 경제문제도 바로잡아야 할 게 한둘이 아니다. 그중 시급한 과제 몇 가지만 차기 정부에 당부하고자 한다.

 

 부동산 정책은 현 정부와 여당도 자인한 실패작이다. 집값과 전셋값 폭등으로 민생이 불안해지자 집값 안정을 겨냥한 수십 개의 정책을 연타로 시행했으나 하나같이 실패로 끝났다. 정책 기조가 투기 수요 때문에 아파트값이 오른다고 전제하기 때문이다. 투기자는 값을 올려놓고 이익을 실현하므로 주택 정책은 첫째, 값이 오르지 않게 하고 둘째, 오를 때 이익을 실현하지 못하게 하면 된다. 특히 서울 강남에 집중되는 아파트 수요는 투기 수요이므로 금융이나 갭 투자를 어렵게 만들어 수요를 옥죈다. 그래도 값이 오르면 양도소득세와 재개발 이익 환수를 강화해 투기 이익을 대부분 거둬들인다.

 

 그러나 강남 지역의 아파트 수요는 신생 고소득자의 고급화된 주거 수요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늘어난 고소득자의 소위 영끌실수요로서 정책적으로 억제한다고 줄어들지 않는다. 공급이 따르지 않으면 아파트값은 오른다. 그렇게 되면 이번에는 투기 이익의 실현을 막아야 한다. 정부는 개발이익 환수 강화로 재개발을 막고 기존 거주자들은 오른 값에 집을 팔아도 양도세 때문에 비슷한 수준의 다른 아파트로 갈 수가 없으니 그냥 살기로 한다. 결국 매물도 안 나오고 신규 공급도 없다. 그 많은 정책이 수요 억제에도, 공급 확대에도 실패하고 값만 올린 채 끝났다. 시장을 거스르면 반드시 실패한다는 교과서적 사례다.

 

 여야 대선 후보가 모두 공급 확대로 부동산 문제를 풀겠다고 나선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아파트 수요의 내용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대응하는 공급 확대여야 한다. 경제성장이 만들어내는 신규 고소득자의 고급 주거 수요를 투기 수요로 보면 백전백패다. 정치인들의 말처럼 주택은 주거 수단이지 투자 수단이 되면 안 된다’. 그러나 잘못된 정책으로 계속 값만 올리는 정치가 아파트를 가장 좋은 투자 수단으로 만든다.

 

 소득 주도 성장을 내세운 재정지출 확대의 후유증도 만만찮다. 한국 정부의 부채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낮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 비율을 비슷한 다른 나라 수준까지 올리는 재정지출 확대는 무방하다는 것이 여당의 시각이다. 특히 코로나 역병 피해를 구제하는 보조금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커지면서 부채비율 상승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그러나 우리의 우수한 국가신용은 경쟁국보다 낮은 부채비율 덕이 크다. 그 덕분에 정부와 기업은 해외 자금을 경쟁국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조달할 수 있었다. 만약 우리의 부채비율이 경쟁국들과 같아지면 이 이점은 사라진다. 재정지출 확대가 불가피한 국면일수록 새 정부는 재정 건전성 문제를 더욱 각별히 관리해야 한다.

 

 정부 교체가 아니더라도 지금은 코로나 역병에 적응하고 디지털과 탈탄소 시대로 진입하는 세계적 전환기다. 산업구조가 짧은 기간 내에 대대적 변화를 겪어야 한다. 공급망이 역동적으로 변하면서 물가가 급등하고 고용구조도 급변할 것이다. 새 정부의 역할은 변화의 장기 로드맵을 마련하고 민간이 변화를 원활하게 선도하도록 적절한 물리적·제도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다. 특히 노동계와 협력하지 않으면 변화를 건설적으로 이끌어갈 수 없다. 기득권은 항상 전환의 적이다. 그러나 지금 당면한 전환은 일자리를 빼앗기보다는 일거리를 바꾸는 전환이다. 한편으로는 대화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준엄한 법 집행으로 노동조합이 전환 시대의 협력 파트너로 함께 가도록 최대한 노력하기 바란다.

    

등록일 : 2022-03-10 14:30     조회: 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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