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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소리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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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 열심히 일한만큼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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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이석구 *바른사회운동연합 자문위원 *전 언론인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오전 국무회를 오후로 늦췄다. 국회는 오후 본회의 개정시간을 오전 10시로 앞당겼다. 검수완박 관련 법안의 국회의결과 공포를 위한 꼼수 조치들이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라는 일말의 기대도 무산됐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문대통령은 끝까지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를 했다. 지지층으로부터 욕먹을 일은 절대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지지층은 똘똘 뭉쳐 그를 지지했다. 그의 임기 말 지지율40%대는 그래서 유지된 것이다. 결코 자랑할 수치가 아니다. 끝까지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는 징표일 뿐이다.

 

 그는 특별사면을 통한 국민통합의 기대도 져 버렸다. 마지막까지 이 눈치 저 눈치 보며 좌고우면(左顧右眄)했다. 그의 심복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정경심 교수의 사면도 윤석열 당선인에게 떠 넘겼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과 함께-. 이들의 사면은 보수, 진보 양 진영 대립의 상징과도 같은 사안이다. 윤 당선인이 오롯이 모든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잠시 이런 순진한 생각도 했었다. 문대통령이 국민통합차원에서 이명박 전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해주고 떠나는 것이다. 그리고 윤 당선인은 8.15특사로 김경수 전지사와 정경심 교수를 사면, 화답하는 것이다. 2건 모두 지지층으로부터 심한 반발을 살 사안이다. 그러나 그 만큼 신구 대통령은 정치적 부담을 덜게 된다.  그게 국민통합이요, 정치다. 

 

 과거 예를 들어보자. 김영삼 전 대통령은 12.12쿠데타와  5.18민주화운동 탄압의 주역인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을 풀어줬다.김영삼 대통령은 IMF환난을 초래한 대통령으로 인기가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두 전 대통령의 사면은 욕을 먹는 일이지 칭찬받을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앙숙인 김대중 당선인의 요청을 받고 후임자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는 배려를 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 이틀 뒤 김대중 당선인을 만난 것을 비롯 청와대를 떠날 때까지 8번이나 만나 정권인수인계 협조를 했다. 이 것이 국민통합이고, 큰 정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김대중 후보 정치자금 수사도 덮었다. 이회창 여당 후보의 강력한 수사요청을 거부했다. 이때문에 그는 집권여당을 탈당해야 했다. 만일 당시 그가 김대중후보의 정치자금 수사를 단행했다면 어찌 됐을까. 아마 김대중 후보가 선거에서 이기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대신 호남의 극심한 반발로 나라는 두 동강이 났을 것이다. 

 

 김영삼, 김대중 두 사람은 거인이었다. 민주화 투쟁 동지이자 치열한 경쟁자로 앙숙이었다. 그러나 선공후사(先公後私)라는 정치인의 기본 덕목은 잊지 않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누구보다 핍박을 받았지만 집권 후 정치보복을 하지 않았다.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도 민정당 출신 김중권을 임명, 반대진영의 우려를 떨쳐 버렸다. 

 

 현 정권은 적폐청산이란 이름의 정치보복으로 보수진영을 궤멸시키려 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이라는 잘 드는 칼을 사용했다. 50년 집권론까지 나오는 등 기고만장했다. 보수의 씨를 말리려 했다. 그러다 정권이 바뀌니 검찰을 활용한 보복이 두려웠다. 자신 들이 한 짓이 있기 때문이다. 군사작전 하듯 검수완박을 닥치고 밀어붙이는 연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기는 말년에 바닥을 쳤다. 그가 추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체결, 제주 해군 강정기지 건설, 이라크 파병 등은 지지층이 강하게 반대하는 사안들이었다. 천정배, 신기남, 정동영 등 소위 ‘천신정’트리오는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반대하며 삭발, 단식투쟁까지 했다. 그러나 그는 좌고우면 하지 않았다. 그는 ‘어떤 정치적 행위로 인해 자신이 정치적 피해를 본다 하더라도 국가를 위해 필요하다면 대통령은 그 것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게 바로 대통령이다.

 

 정권인수위는 3일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그러나 언론의 주요 뉴스는 온통 검수완박이다. 새 정부 국정과제는 국민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도. 문 대통령은 후임자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 주기는 커녕 마지막까지 몽니를 부려 방해했다. 

문대통령은 그 동안 자신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 진정성을 담아 사과한 적이 없다. 지지층만 바라보고, 뒤끝이 작열하는 속 좁은 정치로 일관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사람을 정말 잘 본 것 같다. 그에게 왜 ‘정치하지 말라’고 했는지 이해가 간다. 

 

 문대통령과 민주당에게 묻고 싶다. 지난 대선에서 이겼더라도 검수완박 강행을 했을지를-. 대통령 다운 모습을 마지막 한번이라도 보고 싶었다.

 

등록일 : 2022-05-03 17:02     조회: 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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