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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의 정치카페] 이재명 사법 처리 땐 민주당 분열.. 친문 독자신당 창당 가능성

허민 *(現)문화일보 대기자/ 전임기자

이재명 사법 처리 땐 민주당 분열.. 친문 독자신당 창당 가능성

 

(2022.09.06.문화일보게재)

 

 

허민의 정치카페 - ‘이재명 소환’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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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소환’은 예정됐었다. 여당도 야당도 이를 몰랐을 리 없다. 오랜 사법 리스크에 시달려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더욱 그렇다. 그가 대선 패배 직후부터 ‘의원 당선-당권 장악-당헌 개정’의 로드맵으로 겹겹이 방탄 장치를 마련한 것은 ‘예정된 전쟁’ 대비 차원이었다.

 

 이 대표 소환은 앞으로 추석 민심을 거치면서 우리 정치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대형 태풍이 될 수도 있다. 만에 하나 그의 여러 리스크 중 하나라도 현실화한다면 그건 고질적인 내부 갈등을 겪는 민주당의 결속 요인보다는 분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와 친명(친이재명)계가 ‘이재명 수호’의 최전선에 나선 것은 이 때문이다.

 

◇예정된 전쟁

 

 이 대표 소환을 놓고 여야 모두 ‘전쟁’이라고 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제1 야당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전면전 선포”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의원총회와 대책회의를 열어 윤석열 정권의 ‘정치탄압’을 비판했다. 정청래 의원은 “죄 없는 김대중을 잡아갔던 전두환이나 죄 없는 이재명을 잡아가겠다는 윤석열이 뭐가 다르냐”고 했다. 여당에도 이 대표 소환은 전쟁이다. 권성동 원내대표에 따르면 “범죄와의 전쟁”이고, 김기현 의원에 따르면 “방탄과의 전쟁, 불의와의 전쟁”이다.

 

 전쟁은 예정돼 있었다. 3·9대선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시효(9월 9일)가 끝나기 전 검찰이 이 대표를 한 번은 불렀어야 할 일이었다. 이 대표도 이미 만반의 대비를 해왔다. 대선 패배 직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선을 통해 여의도에 입성했고, 곧바로 당권을 장악했으며, 기소 후에도 대표직을 유지하도록 당헌을 고쳤다. 방탄용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민주당은 대통령 부인의 사법 리스크를 제기하면서 맞불을 놨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특검’과 ‘이재명 특검’을 동시에 한다면 수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민주당은 급기야 ‘김건희 특검’을 당론으로 채택한 데 이어, 김 여사 건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윤 대통령까지 검찰에 고발했다.

 

 이 대표의 ‘이재명-김건희 동시 특검’론은 대통령 부인을 포토라인에 세울 수도 있으니 나를 건드리지 말라는 벼랑 끝 전술이다. 이는 과거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 씨 특혜 취업 의혹 문제로 자신의 부인 김혜경 씨가 수사 선상에 올랐을 때 했던 ‘김혜경-문준용 동시 조사’ 주장을 연상시킨다. 이재명 소환과 김건희 조사는 교환 대상이 아니다. 이 대표 의혹도, 김 여사 의혹도 원칙대로 수사하면 된다.

 

◇정치 분화

 

 민주당 내 친명 그룹이 이 대표 소환을 ‘전쟁’이라고 외치는 이유는 이번 사안이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첫째, 만에 하나 법원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차기 대선에도 나갈 수 없는 불임의 정치 지도자에게 당을 맡기기 어렵다는 여론이 확산한다면 당이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둘째, 이 경우 민주당은 공직선거법 제265조의 2 제1항에 따라 국가로부터 받은 대선 선거비용 434억 원을 토해내야 한다. 우리 현실에서 정당이 국가보조금 없이 당을 운영하기란 불가능하다. 법조계는 이 대표가 기소된다면 선거법 재판의 특성상 1년 안에 최종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사법 처리는 극심한 계파 갈등을 겪는 민주당에 분당 혹은 와해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의 중진 의원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한 경우 이 대표가 2024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려 한다면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국회의원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자신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검·경이 수사 중인 이 대표 관련 사건은 선거법 말고도 겹겹이 쌓여 있다. 대장동 개발 의혹, 백현동 개발 의혹, 쌍방울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검찰은 대장동 수사 범위를 위례 신도시 사업으로 넓혔고, 쌍방울과 호남 기반의 H사 등을 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됐던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가 종료되면 법원 전반의 기류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대법원장 임기 만료는 내년 9월이다. 이미 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에서는 정치 변동 예측을 토대로 한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돌고 있다. ‘친문 지도자+호남 지지+친문 수도권 의원 합류를 통한 신당 창당’ 등이 그 예다.

 

◇변수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안과 관련한 형사사법 절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세 가지다.

 

 하나, 국정 동력과 사정 동력의 역학관계. 윤 대통령의 20%대(한국갤럽 조사)의 낮은 국정 지지율로는 사정의 동력 유지가 어렵다는 관측이 있지만, 거꾸로 사정 드라이브가 국정 동력의 제고를 이끌 수도 있다. 관건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이원석 체제’ 검찰의 수사 역량과 수사 의지다.

 

 둘, 여당의 정국 주도력. 전체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의 비율은 30%에 육박하지만 여당은 20% 정도에 불과하다. 지지층의 결속 강도도 민주당이 훨씬 높다. 특히 개딸·양아들 등 열광적 팬덤층은 ‘정치적 부족주의’ 전통에 따라 이 대표에게 충성스러운 지지를 보내고 있다. 반면 여당은 윤핵관과 이준석 전 대표의 갈등이 첨예화하면서 체력을 소진했다. 외부의 적과 전쟁을 치르는 와중에 내부 총질이 일어날 소지가 다분하다. 여소야대 정국도 여당 이니셔티브를 반감시킬 것이다. 이런 정황들이 여당의 정국 주도력과 관련한 회의적인 시선을 만들어낸다.

 

 셋, 민심의 향배. 권력이 배라면 민심은 바다다. 바다를 이길 배가 없듯 민심을 이길 권력은 없다. 이 대표 소환을 둘러싼 여야의 날 선 공방은 추석 밥상을 겨냥한 민심 잡기 성격을 갖는다. 명절 상차림에 올라온 ‘여당 내부 갈등’ 이슈와 ‘이재명 소환’ 이슈가 각각 설명되고 해석되고 전달되면서 민심과 여론의 흐름이 만들어질 것이다. 민주당이 여당을 견제할 힘을 달라고 낮은 자세로 호소한다면 동정여론을 살 수도 있겠지만, 잘못 하면 문재인 정권 당시 거센 민심 이반을 낳았던 ‘조국 사태’의 기억을 불러낼 수도 있다.

 

◇전쟁할 결심

 

 분열은 전염된다. 분열은 또 다른 분열을 낳는다.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한다는 건 대오의 분열, 계파의 궤멸, 정권교체의 불발, 미래의 소멸을 예고하는 것일 수 있다. 친명계가 이 대표 소환 국면에서 결사항전을 결심하게 된 이유다.

 

■ 용어 설명

 

‘정치적 부족주의’는 인간의 집단본능을 소속본능과 배제본능으로 봄. 에이미 추아 예일대 교수는 현대정치에서의 ‘대립’과 ‘혐오’의 원인을 기존 좌우 구도가 아닌 부족주의 관점으로 분석.

 

‘김건희 특검’은 시민단체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주장한 것. 민주당 강경파가 특검법을 발의했는데 이재명 소환 정국에서 당론으로 채택됨.

 

■ 세줄 요약

 

예정된 전쟁 : 이재명 소환은 예정된 전쟁임. ‘의원 당선-당권 장악-당헌 개정’으로 방탄 장치를 마련한 것은 예정된 전쟁 대비 차원.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을 당론화하면서 대통령 부인 사법 리스크로 맞불작전.

 

정치 분화 : 이 대표가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 박탈로 차기 대선 출마 불가능. 대선 때 국가로부터 받은 선거비용도 반납해야. 이는 분당 가능성을 높임. 이미 친문 주도 신당 창당 시나리오도 나옴.

 

전쟁할 결심 : 이 대표 관련 형사사법 절차는 국정·사정 동력의 역학관계, 여당의 정국 주도력, 민심의 향배 등으로부터 영향받을 것. 추석 민심이 특히 중요. 친명은 정권교체 불발·계파 궤멸 위기감에 결사항전을 결심.


등록일 : 2022-09-07 13:19     조회: 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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