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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의 개혁은 기득권과의 전쟁… ‘국가 막장 테크’ 막겠다는 선포[허민의 정치카페]

허민 *(現)문화일보 대기자/ 전임기자

윤의 개혁은 기득권과의 전쟁… ‘국가 막장 테크’ 막겠다는 선포

 

(2023.01.03_문화일보게재)

 

허민의 정치카페 - 윤 신년사의 ‘개혁’ 읽기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신년사에서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을 언급하고 노동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국가 막장 테크’를 방관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자 기득권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노골화한 강성 귀족노조 등 기득권층의 도덕적 해이, 정치·경제적 양극화, 지도층의 부정부패, 그리고 정권 차원에서 진행됐던 유사 전체주의의 폐해 등이 서구 문명사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국가 막장 테크’를 만들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 막장 테크

 

 국가 막장 테크는 위기에 처한 나라를 자칫 망국의 길로 인도할 수 있다. 국가를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과 재도약으로 이끄는 수단이 바로 개혁이다. 즉 국가의 흥망성쇠는 ‘위기→ 개혁 성공→재도약’이냐 ‘위기→개혁 실패→망국’이냐에서 갈린다.

 

 역사의 고비마다 역대 정부는 개혁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도 했고, 개혁 실패로 위기를 키우기도 했다. 정부 수립 직후 이승만 대통령 시절 전광석화처럼 실시한 농지개혁은 국가주도 개혁의 상징적 사건이었다. 이 개혁으로 한국의 공산화를 막을 수 있었고 6·25 전쟁 전후 복구 과정에서 국가 발전의 기틀을 다졌다. 이승만 정부는 그러나 권력집단 내부의 부정부패를 개혁하지 못했고, 국가 막장 테크의 해소는 혁명(4·19)에 의해 이뤄졌다.

 

 김영삼 정부의 집권 초 정치개혁(공직자 재산 공개), 군대개혁(하나회 해체), 경제개혁(금융실명제 도입) 등은 ‘대한민국 현대사를 바꾼 명예혁명’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세계화의 흐름과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순진함에 노동개혁 실패가 겹치면서 IMF 사태라는 국가 막장 테크가 형성됐다.

 

 노무현 정부가 자치와 분권을 내세우고 반칙과 특권을 용납하지 않겠다며 추진한 정치개혁은 상당한 반향이 있었다. 노 정부는 그러나 내부 부패·분열로 무너졌고 그 자신이 반(反)개혁의 희생양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기간 5년 내내 추진한 검찰개혁은 ‘노무현의 비극’에서 비롯된 것인데, 비극의 트라우마에 쫓겨 ‘검수완박’이라는 희화화한 슬로건만 남겼다.

 

 근대 인도의 선각자 간디는 국가와 인류를 좀먹는 7개 악(惡)을 제기했다. 간디가 “인류 사회에서 모든 악(폭력)은 다음의 일곱 가지 실수들에서 나타난다”면서 제시한 국가 막장 테크의 첫 번째는 ‘노동 없는 부’, 마지막은 ‘원칙 없는 정치’였다(간디, ‘Young India’).

 


◇개혁은 정치적 사건이다

 

 기득권의 횡포, 양극화, 지도층의 부패, 그리고 일찍이 알렉시 토크빌이 우려했던 연성독재(soft despotism)의 폐해(토크빌, ‘미국의 민주주의’) 등은 국가 막장 테크를 견고하게 한다.

 

 게다가 사회적 혼란 속에서 권위주의자나 극단주의자들이 득세하면 국가를 구성하는 개인과 조직은 폭력적인 집단문화에 빠진다. 정치권력의 신념체계가 다수 구성원에 무분별하게 확산하는 ‘사회적 폭포 효과’ 때문이다. 그 유사한 사례를 히틀러 정권, 남미·그리스 등 좌우 포퓰리즘 정권, 중국·북한 체제 등에서 발견한다. 문재인 정부 시절 ‘우리는 옳고 너희는 틀렸다’는 극단적인 나르시시즘이나 팬덤 정치가 불러온 폭민화 현상도 유사 사례다.

 

 특정 경제 주체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행태 또한 국가 막장 테크를 강화하는 주요 요인이다. 강성 귀족노조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들에게 정권 창출의 빚을 진 정치권력이 이들 행태를 방치하거나 편의를 봐준다면 양극화의 속도는 빨라질 것이다. 귀족노조나 그와 결탁해 혁신성을 상실한 일부 기업은 정상적인 활동을 모색하는 대신 반칙과 특혜를 당연시하게 된다. 이에 법질서가 교란되고 국가 전체의 경쟁력이 저하해 국가의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

 

 국가의 위기는 정치가 아닌 사회, 경제, 환경 등 다른 요인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하지만 이런 위기의 극복 여부는 결국 정치에 달렸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로 유명한 대런 애스모글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국가 간 빈부차를 만들어내는 건 경제 제도의 개혁 여부에 달렸지만 이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라고 강조했다. 개혁의 실패는 국가의 위기, 정치의 위기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국가의 모든 위기는 정치의 위기이며 모든 개혁은 정치적 사건이다.

 

◇尹 개혁의 절대 명제

 

 일국의 개혁은 망국의 징조, 즉 국가 막장 테크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가늠하게 해준다. 강도 높은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은 국가 막장 테크가 그만큼 높은 수준에 와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개혁이 성공하고 새로운 비전이 형성되면 국가는 재도약과 중흥기를 맞이할 수 있지만, 개혁이 실패하면 국가는 회복하기 어려운 망국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후자의 사례가 조선 말기 갑신정변의 실패에서도 확인된다.

 

 윤 대통령은 무엇보다 기득권 세력의 도덕적 해이를 타파하는 데 명운을 걸었다. 그가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 과제의 지향점을 조목조목 나열하면서 “기득권 유지와 지대 추구에 매몰된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고 선언한 것에서 이 같은 의지를 발견할 수 있다.


 ‘윤석열 개혁’의 절대 명제가 기득권 타파라고 할 때 이를 이뤄가는 원칙 두 가지는 비타협과 법치로 요약된다. 첫 번째 원칙 비타협. 윤 대통령은 신년사 끝쪽에 “기득권의 집착은 집요하고 기득권과의 타협은 쉽고 편한 길이지만 우리는 결코 작은 바다에 만족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두 번째 원칙 법치. 윤 대통령은 역시 신년사에서 “(법치 확립은) 불필요한 쟁의와 갈등을 예방하고 진정으로 노동의 가치를 존중할 수 있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새해 신년사에서 덕담만 나열하지 않고 굳이 기득권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은 대한민국을 기득권자의 손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지 않으면 국가가 돌이킬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절박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하고 야만적인 기득권

 

 개혁 대상은 강하고 폭력적이며 야만적이다. 개혁에는 반드시 기득권의 저항이 따르며 기득권과의 전쟁은 큰 고통과 부담을 부를 것이다. 개혁이 기득권=테제에 대응하는 반테제인 한 고통과 부담은 필연적이다. 그것이 정치·사회적 한계효용을 체감시킨다면 개혁은 국민의 동의를 받지 못한 채 실패로 끝날 것이고, 국가 막장 테크는 가속화 단계를 밟을 수도 있다.

 

 강하고 폭력적이며 야만적인 기득권의 힘을 제압하려면 위로부터의 의지와 아래로부터의 합의가 결합해야 한다.


용어 설명

 

‘국가 막장 테크'는 젊은층이 주로 사용하는 인터넷 은어. 국가의 존망을 좌우할 위기 수준을 의미함. ‘테크’는 테크놀로지에서 나온 것으로 한국에서는 ‘테크 트리’의 준말로도 사용됨.

 

‘사회적 폭포 효과'는 사람들이 자신의 판단을 권위주의자의 생각과 행동에 의존하는 것. ‘집단 극단화’를 가리킬 때 사용됨. 캐스 선스타인 미 하버드대 교수가 자신의 저서에서 처음 사용.

 

 

세줄 요약

 

국가 막장 테크 : 국가를 위기에서 벗어나 재도약으로 이끄는 수단이 개혁.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개혁을 강조한 것은 ‘국가 막장 테크’를 방관하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이자 기득권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

 

개혁은 정치적 사건이다 : 기득권의 횡포, 양극화, 지도층의 부패, 연성독재 등은 국가 막장 테크를 견고하게 함. 개혁의 실패는 국가의 위기를 만듦. 따라서 국가의 위기는 정치의 위기이며, 모든 개혁은 정치적 사건.

 

尹 개혁의 절대 명제 : ‘윤석열 개혁’의 절대 명제는 기득권 타파이고, 개혁의 원칙은 비타협과 법치. 강하고 폭력적이며 야만적인 기득권을 무력화하려면 위로부터의 의지와 아래로부터의 합의가 결합해야 함.

 

등록일 : 2023-01-04 12:52    조회: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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