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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의 정치카페] 한동훈은 총선 앞둔 與의 ‘마지막 총알’…尹의 ‘사퇴’ 압박은 자기파멸

허민 *(現)문화일보 대기자/ 전임기자

한동훈은 총선 앞둔 與의 ‘마지막 총알’…尹의 ‘사퇴’ 압박은 자기파멸


(2024.01.23_문화일보 게재)



허민의 정치카페 - 윤석열-한동훈 충돌과 총선

 

‘한동훈 사퇴요구 본질은 김건희 리스크 대응 이견친윤의 친한동훈계 급부상 경계심도 작용

 

‘尹-韓 충돌로 민주당은 절대이익, 신당은 반사이익명품백 사과로 여권 궤멸 위기 막아야

 

“한동훈은 총선 승리를 위한 여권의 마지막 총알이다.” 지난 연말부터 여의도 정가에서 떠돌던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 집권 후 집권당의 지도체제만 5번이나 바뀌어온 비정상적 상황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마저 실패할 경우 여당은 대략 난감 상태에 빠진다.


윤 대통령의 한 비대위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은 아군을 겨누는 격이다. ‘윤-한 충돌’이 계속돼 총선에서 폭망하고 야권이 덩치를 확 키워버리면, 윤 대통령은 퇴임 후가 아니라 퇴임 전 위기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


◇韓에 대한 불안한 시선


친윤 핵심 그룹에서 한 위원장의 언행에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그가 지난해 12월 26일 취임한 지 며칠 안 돼서부터였다. 지난 2일 대전·대구에서 시작된 한 위원장의 지방 순회 방문 일정이 연일 지지자들의 환호와 연호로 채워지는 가운데 친윤 사이에서는 한 위원장에 대한 불안한 시선이 불거졌다.


지난 주중 친윤 A 의원은 기자와 만나 “정치인에게 대중의 함성은 마약과 같은 것”이라면서 “한 위원장은 지방을 그만 돌아다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적 인기에 혹해 자칫 대통령과 다른 독자노선을 걷겠다고 하면 파국을 자초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대통령과 친윤에게는 ‘떠오르는 미래 권력’의 광폭 행보가 불편하게 비쳤을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말이다.


한 위원장에 대한 친윤의 인식 변화는 김경율 비대위원이 “김건희 리스크를 해소하라”고 요구하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린다. 김 비대위원은 지난 8일 ‘명품 백’ 수수 논란 등에 따른 김건희 리스크 문제를 거론했다. 여권 내에서 금기시됐던 사안을 공개적으로 입에 올린 건 김 비대위원이 처음이었다. 이는 ‘명품 백’의 본질이 ‘몰카 공작’이자 ‘함정 취재’였으며 김 여사는 단지 피해자라는 윤 대통령의 입장과 배치됐다.


대통령실 관계자 B 씨는 “김 비대위원이 김 여사를 프랑스혁명을 촉발한 마리 앙투아네트와 비교하고, 한 위원장이 ‘국민 눈높이’ 운운하며 맞장구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에 윤 대통령이 극심한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연장에서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이 ‘김경율 마포을 출마’를 공언하자 격노했다. 결국 한 위원장에 대한 윤 대통령의 사퇴 압박은 김건희 리스크 해법에 대한 이견을 본질로 하고, 김경율 사천 논란이 계기가 돼 터져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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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진 신뢰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극한 충돌로 가게 된 데에는 윤과 한, 두 ‘정치 신인’들의 정치력 부재가 크게 작용했다. 윤 대통령은 리스크 재발방지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여론을 오래 외면했다. ①제2부속실 설치와 ②특별감찰관 임명 등 ‘공통필수’ 외에 ③리스크에 대한 대국민 설명·사과 ④여사의 자숙 약속 등 ‘+α’를 내놓으라는 여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위원장도 사천 논란을 부르고 대통령이나 용산과의 사전 조율 같은 정무적 과정을 무시했다.


여권에서는 두 사람이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넌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윤 대통령 집권 후 1년 8개월간 여당 지도체제는 5번이나 바뀌었다. 이제 총선 석 달도 남기지 않은 국면에서 선거 승리를 향한 ‘마지막 총알’인 한 위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은 자기 파멸 행위라는 말도 들린다.


수도권의 비주류 C 의원은 22일 기자에게 “대통령 부부의 진정 어린 사과가 있어야 풀릴 문제”라고 말했다. 비주류인 충청권 D 의원은 “정치 경험이 부족한 두 지도자가 여권 전체를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고 걱정했다. 대구 출신의 다선 E 의원도 “용산이 자꾸 당에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좋은 일이 아니다. TK 민심까지 흔들릴 것”이라고 했다. 수도권에 출사표를 던진 전직 장관은 “김건희 리스크 대응, 한동훈 사천 논란을 거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면서 “한 위원장 측이 특정 언론에 ‘대통령의 사퇴 압박’을 흘림으로써 둘의 신뢰가 깨졌다”고 분석했다.


윤 대통령은 22일 오전 예정됐던 민생토론회에 불참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거절했다”고 말한 뒤 당사에서 비대위 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헤어질 결심’을 했고, 한 위원장은 일단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후폭풍과 ‘쿠이 보노’


일부 친윤 그룹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쳐 친한(친한동훈) 계파의 출현을 경계의 눈초리로 바라볼 것이다. 실제로 친윤이 한 위원장을 거칠게 공격하고 나선 데에는 떠오르는 미래 권력과 ‘친한’ 계파의 급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다. 하지만 수도권 등 총선 출마자들 사이에서는 급격한 ‘한동훈 쏠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한 위원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재인 정권에 맞서면서 대통령이 된 걸 지켜본 사람이다.


윤-한 충돌은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여권 내 헤게모니 싸움이 선거에 어떻게 작용할지는 2016년의 20대 총선 결과가 말해준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김무성 등 비박 간의 갈등은 집권 새누리당이 너끈히 과반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원내 2당에 머물게 함으로써 국회의장도 내주고 결국 ‘박근혜 탄핵’의 도화선을 만들었다.


지금 집권당 상황은 그때보다 훨씬 나쁘다. 집권 만 2년도 안 된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0% 초·중반에 머물러 있고, ‘정권 견제론’이 ‘정권 지원론’을 압도한다. 총선 승패를 가를 수도권에서는 서울 강남 3구 외의 확실한 승리지역을 꼽기가 쉽지 않다.


여권 투 톱의 충돌과 분열은 민주당에는 ‘절대이익’으로, 신당 세력에는 상당한 ‘반사이익’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서울행(行)-부산팽(烹)’ 논란으로 ‘100만 표 날렸다’는 분석이 나온 지 3주도 되지 않아 ‘윤-한 충돌’로 ‘500만 표 날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제3지대가 빅텐트를 치면 50∼60석도 가능하다”고 했다. 단지 ‘희망적 관측’이라는 평가가 많았는데, ‘윤-한 충돌’이 봉합되지 않는 한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4월 총선 이후 여당이 원내 3당으로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어떻게 할 것인가


윤 대통령의 의지와 결단만이 궤멸의 위기를 막을 수 있다.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을 내치는 건 스스로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닫아버리는 자멸적 행보다(윤평중 교수, 1월 22일 페이스북). 모든 분란의 씨앗인 김 여사 명품 백 수수 논란에 대해 국민에 솔직히 해명하고, 대통령의 배우자의 사려 깊지 못한 행위에 대해 사과하며, 김 여사의 자숙을 약속하고 재발방지책을 내놓아야 한다. 여권이 단합하고 혁신해야 겨우 종이 한 장 차이의 승리를 바라볼지 말지다.



용어설명


‘쿠이 보노(Cui bono)’란 ‘누가 득을 보는가’라는 뜻의 라틴어로, 수사에서 범죄 용의자를 찾을 때 언급됨. 어떤 이슈가 발생했을 때 누가 이익을 보게 될지를 상정해보면 문제의 실마리가 나옴.


여당 ‘지도체제’는 윤석열 집권 후 이준석 대표-주호영 비대위원장-정진석 비대위원장-김기현 대표-한동훈 비대위원장으로 5번 바뀌어. 한동훈을 총선 앞둔 ‘마지막 총알’로 비유하는 이유.


세줄 요약


韓에 대한 불안한 시선 : 한동훈에 대한 대통령의 사퇴 압박은 ‘김건희 리스크’ 해법에 대한 이견을 본질로 하고, 김경율 사천 논란이 계기가 돼 터져 나온 것. ‘떠오르는 미래 권력’의 광폭 행보가 불편했을 가능성도.


깨어진 신뢰 : 대통령은 ‘헤어질 결심’을 했고, 한동훈은 ‘마이웨이’를 선언. 둘의 신뢰가 완전히 깨졌다는 분석도. 하지만 총선 승리를 향한 ‘마지막 총알’인 한동훈에 대한 대통령의 사퇴 압박은 자기 파멸 행위일 것.


후폭풍과 ‘쿠이 보노’ : 친윤에게는 미래 권력과 ‘친한동훈’계 부상에 대한 두려움도 있어. 여권 분열은 민주당에 ‘절대이익’, 신당 세력에 ‘반사이익’ 될 것. 윤 대통령의 ‘김건희 리스크 사과’ 결단만이 궤멸 위기 막아.


등록일 : 2024-01-23 15:57     조회: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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