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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파쇼도, 5공 때보다 더 센 경찰도, 모두 막아야"

[검찰 직제개편 논란 ①] 대검 검찰개혁위원 지낸 검찰 출신 김종민 변호사

법무부는 20일 직접수사부서를 축소하고 형사부를 강화하는 직제개편안을 공개했고, 25일 국무회의 상정 계획도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직제개편안을 비롯한 검찰개혁에 대한 전문가 목소리를 다루기 위해, 2017~2018년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에서 활동한 김종민 변호사와 현재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 대변인 정영훈 변호사를 차례로 만났다.[편집자말]

※ 바른사회운동연합 공동대표인 김종민 변호사(前 대검 검찰개혁委 위원)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바른소리쓴소리 인터뷰에 소개한다.


 김종민 변호사
 김종민 변호사

ⓒ 이희훈


"저는 검찰 출신이지만 절대로 친검찰은 아니고, 검찰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개혁주의자다."

19일 만난 김종민 변호사(법무법인 동인)의 말은 뜻밖이었다. 그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이나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이나 추미애 장관의 행보를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그는 "저는 검사장 승진 안돼서 '팽' 당하고, 용도 폐기돼서 (검찰을) 나왔다. 검찰이 예뻐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형사사법 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에 발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직접수사부서를 축소하고 형사부를 강화하는 내용의 검찰 직제개편안을 두고 검찰총장의 권한을 분산하는 방향성에는 동의한다고 했다. 다만 경찰 권한 분산도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수사는 사법통제 하에 있어야 한다는 대원칙이 중요한데, 5공 시절을 경험했던 현 정부 실세들이 5공보다 더 경찰 권한을 강화시키는 건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라고 지적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경찰에 권한을 몰아주는 방식이 중국 모델인데, 중국식 공안통치 모델로 가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도 했다.

그는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진보와 보수 진영이 각각 '민주적 통제'와 '검찰의 독립성'만을 강조하는 진영 논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두 중요하다고 했다. "검찰의 독립성을 위해 대통령 인사권을 합리적으로 제한하는 동시에, '검찰 파쇼'를 막기 위해 검찰총장 권한을 분산하고 검찰은 수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두고 "검찰개혁에서 대통령 인사권과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제한하는 게 중요한데, 그걸 쥐고 있으면서 검찰 개혁을 말하는 것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아래는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2시간 동안 진행한 인터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검찰 직접수사 폐지해야"
  

 김종민 변호사
 김종민 변호사
ⓒ 이희훈

 
- 20년 동안 검찰에 있을 때 어느 부서에 있었나.
"직접수사를 하는 특수부 검사로 근무한 경험은 없고 형사부와 법무부에서만 근무했다. 형사부에 애정이 많고 형사부가 검찰의 중추가 돼야 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형사부의 핵심은 경찰 수사지휘와 통제하는 역할을 하고, 민생사건을 다룬다는 것이다. 형사부 검사는 고생을 하고 특수부에 비해 생색은 안 나지만, (형사부 강화는) 의미가 있다."

- 검찰 직접수사를 어떻게 생각하나.
"검찰의 직접수사를 폐지해야 한다. 검찰은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 수사지휘를 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경찰 수사의 남용을 막고, 검찰도 자체수사인력을 가지고 직접수사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

- 최근 법무부는 검찰의 직접수사부서를 폐지하고 형사·공판부를 강화하는 내용의 검찰 직제개편안을 추진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수사를 안 해본 사람이 만든 것 같다. 검찰 수사를 해본 사람은 그렇게 직제개편안을 만들기 어렵다. 누군가 외부에서 만든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 구체적으로 대검 기능을 축소하는 개편 내용을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나라 대검은 다른 나라에 비해 비대한 건 사실이다. 대검 조직 슬림화는 찬성이다. 검찰총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각 고검장들한테 분산시키고, 경찰도 분권화하는 것에는 찬성이다. 하지만 (형사·공판부 강화 목적의) 순수성이나 진정성이 있다고 보기에 의심되는 지점들이 있다. 정권 출범 때는 직접수사 인력을 크게 늘렸고, 지금은 그 반대로 가고 있다. 또한 경찰은 비대화되는데 검찰 힘빼기만 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도 그 순수성을 의심하기 때문에 윤석열 총장 팔다리를 잘라내는 게 아니냐고 반발하는 것이다."

- 형사·공판부를 1~3차장 산하에 분산 배치하는 서울중앙지검 직제개편안은 어떻게 보나.
"사실 서울중앙지검 직제개편안이 큰 문제다. 대검도 대검이지만 서울중앙지검 조직을 슬림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너무 공룡이 됐다. 검사장이 통제불능이 될 정도로 너무 비대해졌다. 저렇게 공룡조직을 만들어놓으면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른다."

"추미애 장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김종민 변호사
 김종민 변호사
ⓒ 이희훈

 
-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둘러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을 어떻게 지켜봤나.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전면으로 훼손하는 것이다. 추미애 장관은 법에 그렇게 돼있으니 지휘할 수 있다고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일본에서는 1954년 단 한 번 발동됐고, 프랑스의 경우 기소명령권이 있었지만 2013년 폐지됐다. 추미애 장관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나 공정성을 치명적으로 훼손할 수 있는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비판을 면할 수 없다."

- 윤석열 검찰총장이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 수사에 개입한 것은 문제 아닌가.
"만약 추미애 장관이 옳다고 한다면, 검찰이 이동재 기자를 기소할 때 한동훈 검사장과의 공모관계를 명시해야 했다. 명시하지 못한 건 이 사건의 실체가 없었다는 것 아니겠나.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한동훈 검사장을 공격하고, 윤석열 총장을 겨냥한 수사지휘라는 점에서 매우 잘못된 것이다."

- 윤석열 총장이 측근 수사에 손을 완전히 뗐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윤석열 총장 장모 수사 사례도 있지 않나.
"동의하지 않는다. 증거가 있는데 윤석열 총장이 수사를 막았다고 한다면 윤석열 총장에게 문제가 있고 측근 수사를 방해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있다. 하지만 죄가 되는지 의문인 상황에서 표적수사나 정치적 목적의 수사로 오해받기에 충분하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대검과의 합리적 토론도 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검찰은 수사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수사팀 전원은 사표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검언유착 의혹 수사나 최근 직제개편안 등을 둘러싸고 추미애 장관에 반발하는 검사가 적지 않다. 하지만 '검란'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많은 검사들은 문제가 없다고 느끼는 것 아닌가.
"작년 여름 인사 때 윤석열 사단, 다시 말해 특수통 중심의 인사를 두고 검찰 내부적으로도 (형사·공판부에서) 소외감이나 피해의식을 느꼈던 것 같다. '검란'이 일어나지 않은 데는 그러한 원인도 있겠지만, 검사들이 샐러리맨이 된 것 같다는 말도 하고 싶다. 저는 검사장 승진 안돼서 '팽' 당하고, 용도 폐기돼서 (검찰을) 나왔다. 검찰이 예뻐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형사사법 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에 발언하는 것이다. 근데 당사자인 검사들이 침묵하고 있다. 검사들이 무기력해지고 체념하고 있는 것 아닌가."

"대통령 인사권도, 검찰총장 권한도 내려놓아야"
  

 김종민 변호사
 김종민 변호사
ⓒ 이희훈

 
-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헌법을 수호하고 국가 법질서를 확립하겠다고 취임 선서한 대통령이 이를 지키지 않을 때 검찰총장은 당연히 이를 수사하고 처벌할 것이 있으면 처벌해야 한다'라는 글을 썼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총장을 두고 '개가 주인을 무는 꼴'이라고 한 발언을 비판하기 위해서였다. 문 대통령 수사를 촉구한 것인가.
"수사를 받는 수사대상에 성역이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일반론적인 이야기다. 검찰 수사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보는 거다. 다만 그에 걸맞게 책임을 반드시 담보해야 하고 그런 수사는 반드시 사법통제 하에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임명권자를 어떻게 물 수 있냐'는 말에 '지금 조선시대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발상은 맞지 않다."

- 검찰은 성역 없는 수사를 하고, 다만 그 수사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뜻으로 들린다.
"그렇다. 지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 처리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기소유예든 무혐의든 기소를 하지 않으면, 윤석열 총장과 이성윤 지검장 둘 다 사표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의 주임검사는 사실상 윤석열 총장이고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부터 한동훈 검사장과 함께 이끌어왔다. 이 사건을 기소하지 못한다면, 기소 거리가 안 되는 사건을 무리하게 수사한 것 아니면, 수사해놓고 다른 요인에 의해 기소를 못하는 것이다.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

-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어떻게 보나.
"검찰개혁은 국민적 여망이고 시대적 소명이기에 전혀 이의가 없다. 20년간 검사를 하면서 검찰문제를 내부에서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에, 제대로 된 검찰 개혁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때가 검찰개혁 절호의 찬스였다. 과거 유신, 5공 군사정권 때부터 내려온 근본적인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공수처를 도입하고, 경찰에 수사개시권과 1차적 수사종결권을 주는 등 검경수사권 조정을 통해 경찰 비대화가 이뤄졌다. 공수처, 경찰에 권한을 몰아주는 방식이 중국 모델인데, 중국식 공안통치 모델로 가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

- 김 변호사가 생각하는 검찰개혁의 상은 무엇인가.
"검찰은 깨끗한 손, 칼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며 누가 승복하겠나. 우리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은 이유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하고 무전유죄 유전무죄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통령 인사권을 합리적으로 제한해 정치권력이 함부로 개입하지 못하게 하면서도, 독립성을 인정해주되 잘못되면 검찰 파쇼가 될 있으니까 적절한 사법 통제 장치가 있어야 한다. 수사 결과에 대한 분명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

- 대통령 인사권을 어떻게 제한해야 한다고 보나.
"대통령 인사권으로서 중앙집권적인 검찰과 경찰을 통제할 수 있는 구조 때문에 역대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항상 문제가 나타났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는 법원·검찰의 정치도구화를 끔찍하게 경험했다. 프랑스, 이탈리아는 2차 대전 끝난 뒤 헌법상 독립기구인 최고사법평의회를 만들어서 판검사 인사·징계를 관장한다. 이 모델이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독립적인 가칭 국가검찰위원회를 만드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 공수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문제는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공수처는 그것 말고도 직권남용, 직무유기, 공무상 비밀누설, 피의사실 공표도 수사할 수 있다. 공수처가 당초 취지와 달리 대통령 직속 사찰수사기구가 된 것이다. 공수처가 검찰에 비해 우월적 지위에서 사건을 이첩하라고 할 수 있기에 정권과 관련한 공정한 수사를 못할 우려가 있다. 공수처를 만들 게 아니라 법무부 산하에 특별수사기구를 만드는 게 좋겠다. 다만 단일한 수사기구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될 수 있으니, 미국이나 영국처럼 수사기관을 쪼개야 한다."

- 지금껏 검찰개혁은 왜 성공하지 못했다고 보나.
"신문에서 미래통합당이 청와대 민정수식설 폐지, 검찰 독립성 강화 등을 내놓은 걸 봤다. 제대로 된 처방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것이다. 민정수석실을 없앤다고 검찰개혁이 되는 게 아니다. 대통령도, 검찰총장과 경찰청장도 권한을 내려놓아야 한다."
 

[출처: 오마이뉴스]

등록일 : 2020-08-26 13:50 | 조회: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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